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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평창에 '승자의 저주' 안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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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평창에 '승자의 저주' 안될 말 임상일 대전대 경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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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미쳤지, 저 쓸데없는 돌덩어리를 그 비싼 값에 사다니,"


이 말은 모녀 꽃뱀의 화려한(?) 활약상을 그린 영화 '하트 브레이커스'에서 엄마 꽃뱀 시고니 위버가 늙고 병든 백만장자(짐 해크만 분)를 유혹하기 위해 그가 좋아하는 남자 나신상 조각을 경매에서 산 후 후회하는 장면에서 내뱉은 대사다. 공개입찰에서 승리한 사람이 나중에는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나는 경매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상품은 갖고 싶지 않다"로 괴로운 심정이 표현된다.

평창이 3수 끝에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6번째로 세계 3대 스포츠 행사인 하계올림픽과 월드컵,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나라가 될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제효과는 예측하는 기관마다 다르긴 하지만 최고 64조원(대회 전까지 약 20조원과 대회 후 44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예상도 있다. 국위선양에 흑자 올림픽에 좋은 성적에 생각만 해도 흐뭇하다.


겨울 올림픽은 여름 올림픽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바다. 여름 올림픽은 대도시에서 열리지만 겨울 올림픽은 산촌에서 열리기 때문에 사회간접자본(SOC)에 많은 투자가 들어가는 반면 이용객은 소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평창의 경우 주변에 대도시가 없어 대회 후 스포츠 시설을 이용할 수요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암경기장을 제외한 모든 월드컵 경기장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으며 1000만 관람객을 모았던 대전 엑스포 시설은 대전시민의 애물단지가 되어 방치된 지 오래다. 밴쿠버, 나가노 등 많은 개최지가 빚의 블랙박스에 함몰되어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래서 유치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득실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혹시 우리가 저주 받을 승자가 되는 건 아닌지, 혹시 저주 받을 승자라면 그 저주를 어떻게 하면 피할 것인지 고민과 대책 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 모두는 '흑자 올림픽'을 위해 매진하여야 할 것이다.


먼저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여야 한다. 계획에 의하면 숙박시설에 7710억원, 경기장에 5402억원, 본부 시설과 미디어 시설에 각각 8165억원과 3848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인천~평창 간 고속전철도 건설도 계획 중이라고 들린다. 필요 이상의 허황된 SOC 투자를 자제하여야 한다. 대회 운영에 꼭 필요한 그리고 대회가 끝난 뒤 지속적으로 이용객을 확보할 수 있는 곳에만 투자해야 한다. 경기장도 다목적용으로 지을 뿐 아니라 대회 후 이용 프로그램 개발도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대회 기간 16일을 위해 후손들에게까지 짐을 지우는 일은 없어야겠다.


다음으로는 수입을 극대화해야 한다. 외교력을 최대한 발휘해 대회 TV 중계권을 비롯한 기업 마케팅의 경매에서 수입을 극대화하여야 한다. 대회 전, 대회 기간, 대회 후로 나누어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마련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금강산 관광과의 연계, 청주ㆍ양양공항 활성화 방안, 중국ㆍ일본ㆍ동남아 여행객의 발길을 지속적으로 끌 수 있는 매력 있는 관광 프로그램 개발, 평창을 배경으로 하는 한류 프로그램 개발 등이 실천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겨울 스포츠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 이 과제는 단순히 흑자 올림픽을 만들기 위한 단기적 계획이 아니라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큰 틀에서 구상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유치 승리의 영광은 짧고 그 후유증은 길 수 있음을 명심해 올림픽 준비를 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유치의 영광이 자자손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임상일 대전대 경제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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