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전달과 같은 3.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물가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지만 물가상승세는 다소 완화된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지난달에 이은 두 달 연속 금리인상은 부담이 됐을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가계부채 문제 등도 금리정상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리스, 포르투갈에 이어 이탈리아 재정난이 부각되는 등 유로존 재정악화 우려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또 2차 양적완화정책이 종료된 미국에서는 경제지표가 악화되는 등 경기회복세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대외 불확실성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물가상승세는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금리동결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국제유가와 농수산품가격 하락에 힘입어 전달보다 0.3% 하락했다. 전달 0.1% 떨어진데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도 지난 3월 7.3% 이후 점차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매물가를 의미하는 생산자물가지수는 향후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물가안정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급증한 가계부채 문제도 금리인상에 걸림돌이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금리가 오르면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부동산문제까지 더해지면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는 대규모 가계부실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는 가계부채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4% 이상 높은 보이고 있고 특히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 달에는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중국 인민은행과 유럽 중앙은행(ECB)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점도 금리인상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속적인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상은 8월에 이루어질 것”이라며 “물가상승과 함께 가계부채 역시 한국경제의 위험요인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연속적인 금리인상은 자칫 가계부채의 부실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진 가운데 하반기에는 공공요금과 제품가격의 인상이 본격화됨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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