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세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각국이 통화완화정책 펴면서 돈의 가치가 하락하자 투자자들이 금과 은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에 따라 금화와 은화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호주 퍼스(Perth) 조폐국이 발행하는 1온스짜리 은화 판매량이 지난해 7월1일 이후 지금까지 1070만 온스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66% 증가한 것이며 5년 전에 비하면 10배나 늘어난 것이라고 퍼스 조폐국의 론 커리 판매 마케팅 대표는 전했다.
금화 수요도 최근 12개월 사이에 크게 늘고 있어 1온스짜리 금화 판매량은 6월 말에 2년 전 세운 기록인 41만5115온스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그는 내다봤다.
호주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주 정부 소속인 퍼스조폐국은 세계 금화 생산량의 약 6%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온라인으로 금화와 은화를 매입할 수 있도록 한 이후 수요가 늘면서 최근 완전 가동에 들어갔다.
금화와 은화 수요가 급증한 것은 유럽 각국 정부들이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현금을 찍어내면서 통화가치를 떨어뜨리자 귀금속 매입을 늘리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풀이했다.
‘가난한 자’의 인 은은 지난 1년간 두 번째로 많이 오른 금속이었으며 지난 4월에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즉시 인도분 은은 4월25일에 온스당 49.79달러를 기록했다. 22일에는 36.33달러까지 떨어졌다. 금값의 42.6분의 1에 해당한다.
그는 “유럽과 미국 투자자들이 퍼스 조폐국이 생산하는 금화와 은화를 가장 활발하게 사들이는 구매자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새로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금은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 일부에서 사실상의 ‘법정 화폐’가 됐다. 디폴트(채무불이행선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그리스에서 금화 매입이 급증하는 것은 단적인 예다.
에델 털리 UBS AG애널리스트는 “그리스에서 예금자들이 돈을 금화로 바꾸면서 금화 판매가 상당히 늘어났다”면서 “이는 우리 은행의 금화와 금괴 판매가 최근 가속화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은화 판매량은 비단 호주에서만 늘어난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크게 증가했다. 미국의 아메리칸 이들 은화 판매량은 지난 5월 30% 증가한 365만 온스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들어 은화 판매량은 1890만 온스를 나타냈다.
커리는 “금값은 높지만 크게 움직이지 않아 새로운 투자자들이 시장에 들어오지 않는다”면서“기관 투자자와 대형 은행들의 매입은 둔화된 반면, 가계가 여전히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현물은 5월2일에 온스당 1577.57달러로 꼭지점을 찍었다. 유럽 재정위기와 사상 최저인 미국의 금리가 대체통화로서 금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킨 탓이었다. 금 즉시인도물은 22일 1546.75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여전히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호주 농업자원경제과학국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금값은 올해 연간 온스당 1500달러로 전년 대비 23% 상승0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3월1일보고서에서는 8%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호주 농업자원경제과학국은 내년 전망과 관련,“세계 투자와 신흥국 귀금속 수요 증가로 온스당 155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호주의 금생산량은 내년 6월 말까지 올해보다 3% 증가한 277t에 이르고 수출은 호주 생산분과 수입품 정련품의 증가로 15% 증가한 358t에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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