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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폰, 사고보니 분실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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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대학생 권순헌씨는 지난해 8월 인터넷에서 알게 된 판매자로부터 70만원을 주고 유심기변이 가능한 중고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새 제품보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통신사 약정에도 얽매이고 싶지 않아 중고 공기계를 사기로 한 것이다. 권씨는 유심을 꽂아 최근까지도 아무런 문제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권씨의 휴대폰이 먹통이 됐다. 114에 문의하니 분실신고가 접수된 폰이라 사용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황당한 마음에 바로 판매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휴대폰이 해지돼 통화 연결조차 되지 않았다. 권씨는 아까운 돈 70만원만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27일 주요 포털 등 IT기기 사용자 모임 등에 따르면 유심을 빼 공기계에 자유롭게 꽂아 쓸 수 있는 유심기변이 허용되면서 중고 휴대폰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권씨처럼 낭패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유롭게 휴대폰을 사고 파는 가운데 일부 악질적인 판매자들이 사기를 치며 폰테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폰테크족은 유심기변의 경우 휴대폰 명의자와 실소유자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한다.
유심은 3세대(3G) 단말기에 사용하는 가입자 인증 모듈이다. 가입자 정보가 단말기가 아닌 유심에 저장되기 때문에 유심을 바꿔 끼우는 것만으로 사용자 정보가 교체된다. 다만 단말기에 정보가 기록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휴대폰 명의자는 원소유주인 판매자에게 있다.

판매자가 약속대로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명의를 이전해주면 다행이지만 자신이 법적 명의자라는 사실을 악용해 휴대폰을 정지하거나 해지해도 구매자는 전혀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특히 분실보험에 가입한 뒤 작정하고 휴대폰을 판매한 경우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돈을 받고 휴대폰을 판 뒤 분실신고를 해 새 휴대폰을 한 대 더 챙기는 경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분실보험에 가입한 뒤 유심기변으로 스마트폰을 팔고 분실신고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분실신고를 할 경우 법적 명의자인 판매자의 말을 우선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어 구매자는 손도 쓰지 못한 채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심기변 기기를 구입해 자신의 유심칩을 꽂아 사용한다고 해도 휴대폰 명의자는 원소유주인 판매자"라며 "판매자가 명의를 이전해주지 않으면 계속 남의 스마트폰을 빌려서 쓰는 셈이 되고 사고가 발생한다고 해도 법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심기변 기기를 구입하겠다고 한다면 반드시 판매자와 함께 대리점에 가 명의를 이전한 뒤 사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유심기변=공기계에 가입자 정보가 저장된 유심을 바꿔 끼워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단말기에 정보가 기록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휴대폰 명의자는 개통 당시 구매한 사람이다.


◆확정기변=유심기변을 한 뒤 기기의 명의까지 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리점이나 이통사 사이트를 통해 확정기변을 할 수 있다. 확정기변을 하면 유심기변과 달리 휴대폰을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이 법적 소유자로 등록된다.




권해영 기자 rogueh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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