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주에 추가 차관급 인사를 단행한 후 이어 청와대 개편에 나설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청와대 개편은 6월중에 일부 인사 수요가 있는 비서관 일부를 교체한 후 수석급 이상은 한나라당 7.4 전당대회가 끝난 뒤 개편여부를 결정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되면 예정대로 차관급에 대한 추가 인사를 단행하고, 이후에 필요한 비서관급 인사를 곧바로 할 계획"이라며 "차관급 인사는 대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체가 예상되는 차관(급)은 재임 1년 이상인 경우 대부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1·2, 법무, 통일, 환경, 여성, 노동 차관과 소방방재청장, 관세청장, 식약청장, 특허청장 등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눈에 띄는 비서관 인사수요는 3자리다. 지식경제비서관은 윤상직 전 비서관이 지식경제부 1차관으로 이동하면서 공석이 됐고, 이성권 시민사회비서관과 박명환 국민소통비서관은 총선 출마를 위해 이미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관급 인사에서 일부 비서관이 이동하게 되면 비서관 수요는 더 많아진다.
다른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내년 총선 출마자는 5월중에 자리를 정리하라'고 말했지만, 5월이냐 6월이냐 하는 것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김연광 정무1비서관, 김희정 대변인 등은 당장 청와대를 떠나기보다 향후 수석비서관 인사 또는 그 이후에 적절한 시기를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른 참모는 "청와대 개편의 경우, 급한 (비서관급) 자리를 먼저 바꾸고 수석급 이상은 전대 이후 개편을 고려하는 분위기"라며 "이렇게 하는 게 '수요가 발생하면 그때그때 인사를 한다'는 대통령의 인사 철학과도 맞는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2단계 개편론'은 차관급 인사와 맞물려 있는 비서관 인사를 먼저 단행하고,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지켜보고 결정해야 하는 수석비서관급 인사는 7월 중순 이후로 늦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달초 유럽순방 직전 수석비서관들을 불러 "한나라당의 새로운 지도부가 자리 잡는 것을 봐야 한다"면서 "청와대 개편은 필요한 자리만 하겠다"고 밝혔었다.
한나라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젊은 지도부를 구성한다면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급 이상의 면면도 좀더 젊어져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당대회에서 큰 이변 없다면, 임 실장 체제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수석급 인사를 미루는 것도 이같은 이유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 사태 확대 등 다양한 변수들이 있기 때문에 전당대회 결과를 예상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 "청와대 개편도 전당대회에서 드러나는 당원들과 국민들의 요구를 어느 정도 반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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