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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레이싱] 억대연봉 '장제사'를 아시나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7초

[주말레이싱] 억대연봉 '장제사'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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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발굽이 없으면 말도 없다'(NO hoof, no horse)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경주로를 질주하는 경주마가 그 능력을 발휘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편자(horse shoe)'라는 의미를 부각시킨 말이다.

편자는 말의 발을 보호하기 위해 발굽 바닥에 부착하는 'U'자 형태의 쇠붙이를 뜻하고, 이 편자를 각 말의 특성에 맞게 만들어 발굽에 붙이는 사람을 장제사(裝蹄師)라 부른다.


[주말레이싱] 억대연봉 '장제사'를 아시나요?

'장제사'란 직업이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첩에도 등장할만큼 오래된 직업이기도 하다. 다리가 안 좋거나 걸음걸이가 바르지 않은 말들을 특수편자를 이용해 치료하는 일도 장제사의 몫이다. 서툰 솜씨로 편자를 만들었다가는 말에 올라탄 사람까지 다칠 수 있어 오랜 경험과 실전 노하우가 필요하다. 말 관련 전문직인 셈이다.

이 장제사가 최근 유망 직종으로 부각되고 있다.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직업으로 치부됐던 장제사가 최근 말산업 육성법 통과와 함께 억대 연봉자가 나오면서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


올해 한국마사회가 실시한 장제 보조 교육생 신청에서 2명 모집에 20여명이 응모해 1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점도 장제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반영한다.


장제사라는 직업은 직업적 특수성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에는 60여명 밖에 없는 희귀 직업이다. 한국마사회(KRA)가 공인하는 장제사는 36명뿐이고 나머지는 일반 승마장에서 비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프리랜서다.


말이 걷는 모습과 소리만으로 말의 아픈 다리를 찾아낼 수 있는 1급 장제사는 국내에 5명뿐이다. 때문에 최고 수준의 1급 장제사의 연봉은 1억5000만원에 이른다. 사람마다 얼굴과 체형이 다르듯 말의 발굽도 크기와 형태가 다양해 경험에 의한 노하우와 이론은 필수다.


1급 장제사가 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과정이 많다. 2년 과정의 장제보조 교육과정을 마치고 장제사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3급 KRA 공인 장제사가 될 수 있고, 3급 면허 획득 후 5년 이상의 실무경험이 있어야 2급 면허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2급 면허 획득 후에도 10년의 실무경험이 있어야 최고의 1급 장제사가 될 수 있다.


한국의 장제사들은 제자들에게 말에 대한 애정과 장인기술을 전수할 수 있도록 엄격하게 교육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숙련된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술향상을 위해 외국 교관을 초청해 장제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장제가 필요한 말은 1만2000여 마리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말산업 육성법에는 장제사를 국가 자격증으로 규정하고 있어 앞으로 장제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원일 한국마사회 홍보실장은 "말산업 육성법 공포에 따른 승마산업 성장으로 장제시장은 최소 10배 이상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때문에 장제사란 직업이 20~30대 젊은이들 중심으로 남들이 선택하지 않은 '유망한 직장'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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