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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원의 마이더스]"환매 개미여, 정신 차려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9초

⑦엄준호 키움자산운용 주식운용 팀장
"펀드투자는 장기적인 경기 사이클에 초점 맞춰야"


[100조원의 마이더스]"환매 개미여, 정신 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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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펀드가 일반 투자자들에게 평가받는 유일한 기준은 수익률이다. 일관된 투자 철학과 역사 등 여러 요건이 따라붙겠지만, 결과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투자자에게는 좋은 펀드, 좋은 운용사로 인식될 수 없다. 펀드 환매가 줄을 잇는 악조건 속에서 설립된 새내기 자산운용사가 속도감 있게 수탁고를 쌓아가며 선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지난해 말 출범한 키움자산운용 얘기다.

엄준호 키움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회사 성장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 팀장은 키움자산운용의 첫 번째 주식형펀드인 '키움승부증권투자신탁1[주식]'을 운용한다. 이 펀드는 연초 이후를 기준으로 26%에 육박하는 높은 수익률로 주식형 펀드 상위 1% 성적을 기록하며 이목을 끌고 있다.


경기순환 단계별로 수혜가 예상되는 3∼4개 업종이나 테마에 집중 투자하는 이 펀드는 자칫 단기 시장변화나 이벤트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펀드로 오해되기 쉽다. 하지만 펀드는 장기적인 경기 사이클에 초점을 맞춘다.

엄 팀장은 "2003년 이후 세계 경제는 선진국의 유동성이 개발도상국에 유입되고, 해당 국가들이 개발되는 큰 틀의 사이클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 사이클 상의 수혜업종인 조선ㆍ중공업, 원자재 가운데서도 과잉투자에 따른 인플레이션 문제를 '가격전가'로 풀 수 있는 업종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재, 철강, 비금속, 화학, 에너지 등 가격 전가가 가능한 업종을 비중 있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이벤트에 기민하게 반응한다는 전략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지난 일본 지진 사태 후 코스피지수가 1880까지 급락하고 2200으로 반등하기까지 종목ㆍ업종에 변화를 두지 않았다. 지진이 경기 상황을 장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펀드 환매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엄 팀장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싸고 수준급 기술력을 보유한 나라는 현재 한국이 유일하다"면서 "이는 글로벌 경제가 성장하는 국면에서 한국이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뜻이고, 우리 기업이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는 보편적 전망을 가능케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비이성적으로 시장이 과열되는 국면이라면 환매 타이밍이 되겠지만, 향후 4∼5년 간은 환매보다는 보유가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엄 팀장은 위기와 인연이 깊은 펀드매니저다. 1997년 12월 IMF 사태의 정점에서 현대증권에 입사, 증권가에 처음 발을 디뎠다. 눈 앞에서 연출되는 급등락 장세를 버티면서 그는 펀드매니저의 필수 자질인 낙천성과 판단력을 키웠다. '시장은 쉽게 망하지는 않는다는 낙천성과 개별 사건을 구조화해서 연결하는 능력'을 그 당시 익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엄 팀장을 인터뷰 하는 날 키움자산운용은 출범 4개월 만에 수탁고 1000억원을 넘어선 기념으로 내부 행사를 가졌다. 최근 하루 수천억원 씩 환매가 이어지며 펀드시장이 보릿고개를 넘고 있지만, 그는 또 다른 출발선에 서있는 표정이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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