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AAA)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한 것에 대해 미 국채 최대 보유국 중국이 화들짝 놀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외신들은 20일 S&P가 미국에 가한 일격에 중국, 일본 등 아시아 미 국채 주요 보유국들의 반응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홍레이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저녁 외교부 웹사이트를 통해 S&P의 이번 평가에 대한 미국측의 적절한 대응을 촉구했다.
홍 대변인은 "미 국채는 미국 정부의 신용을 반영하는데, 국채는 미국 기관투자자 뿐 아니라 국제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투자 상품"이라며 "S&P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 정부는 S&P의 이번 평가에 대해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대응 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미 정부의 진지한 고민을 촉구했다.
중국이 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에 대해 이 처럼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지난 2월 기준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이 1조1500억 달러로 세계 1위이기 때문이다.
다만, 8903억 달러의 미 국채를 보유해 중국에 이어 2대 미 국채 보유국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일본은 S&P의 부정적 평가에도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요시히코 노다 일본 외무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무상은 "미국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미 국채는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발생한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일본이 미 국채 보유량 줄여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침착한 반응을 보인 것은 일본의 갑작스런 미 국채 매도는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S&P의 미 신용등급 전망 강등이 서방 국가들 보다 달러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모닝콜(wake up call)'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존 실비아(John Silvia) 웰스파고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달러화 가치는 하락하고 금리와 인플레이션은 상승할 것"이라며 "이것은 미 국채를 많이 보유한 아시아 투자자들이 상당한 손실을 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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