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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전지 ‘세포산업’ 고부가 ‘무한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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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그린에너지 산업 | ③태양광-잉곳·웨이퍼/모듈/시스템

태양전지 ‘세포산업’ 고부가 ‘무한분열’ 현대중공업 충북 음성 태양광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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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대기업 무게중심 이동… 원가 경쟁력 높이기 수직계열화 활발

우리나라 태양광 시장에서 뜨는 별은 단연 ‘태양전지’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는 그야말로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삼성의 차기 성장 동력으로도 지목 받았던 ‘태양전지’의 후광을 업고 최근 주목 받는 분야가 있다. 바로 태양전지 셀의 핵 심소재인 잉곳·웨이퍼다. 폴리실리콘을 녹여 원기둥 모양의 결정으로 만든 것이 ‘잉곳’. ‘웨이퍼’는 이 잉곳을 얇게 절단해 만들어진다.


태양광 산업의 도약과 함께 후방 산업인 잉곳·웨이퍼 산업 또한 높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기술집약적인 특성으로 모듈·시스템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은데다, 영업이익률도 16~26%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점도 기대를 높이는 이유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KOPIA)의 지난 2월 말 보고에 따르면 세계시장에서 웨이퍼의 생산량은 2007년 3.2GW에서 2013년에는 55.1GW로 늘어나 연평균 성장률은 81.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잉곳·웨이퍼 생산량도 2008년 150MW에서 지난해 3,170MW로 크게 증가했다. 기술적 성장도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1998년 330 마이크로미터(㎛)였던 웨이퍼 두께도 꾸준히 얇아져 현재는 20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내려가고 있는 추세다.


잉곳·웨이퍼-웅진에너지 선두주자


태양전지 ‘세포산업’ 고부가 ‘무한분열’ 제주도 태양광 발전소 전경

우리나라 태양광용 잉곳·웨이퍼 시장에는 웅진에너지, LG실트론, 렉서, 오성엘에스티, 넥솔론, 글로실 등의 업체들이 진출해 있다. 이 중 선두업체는 웅진에너지와 넥솔론. 폴리실리콘과 마찬가지로 잉곳·웨이퍼도 규모를 확보한 상위업체의 시장 주도는 지속되리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2007년 10월 대전 제1공장 준공으로 첫 생산에 들어간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말 단결정 실리콘 잉곳 단위 공장으로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제2공장을 완공했다.


이로써 오는 9월 말쯤엔 1, 2공장 합해 잉곳 1GW, 웨이퍼 500MW의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된다. 내년엔 제 3공장을 추가로 신설하겠단 계획도 밝혔다. ‘규모의 경제’를 시현해 글로벌 선두권에 진입하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넥솔론 역시 연내 전북 익산에 1000MW 규모의 제3 공장을 완공, 국내 최대인 1800MW의 웨이퍼 생산 능력을 갖춰나가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중견기업 위주였던 국내 잉곳·웨이퍼 시장은 대기업의 진출 공세로 향후 경쟁 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생산 규모가 크지 않았던 LG실트론, SKC솔믹스 등이 그룹 차원의 태양광발전 사업 영역 확대 방침에 따라 생산 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며, KCC의 관계사인 아르케솔라와 삼성코닝정밀유리의 신규 진입도 점쳐지고 있어 대기업 계열사 중심의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모듈 - 현대중·LG전자 등 가세


이처럼 소위 ‘잘 나가는’ 잉곳·웨이퍼와 달리 같은 태양광 후방산업으로 분류되는 모듈과 시스템(발전소) 분야는 아직 우리나라에 선 ‘갈 길’이 멀기만 하다. 지난해 수출입은행에서 국내 태양광발전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태양전지를 결합하여 집광판을 만드는 모듈과 시스템 운영 부문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아 중소기업의 참여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전지 ‘세포산업’ 고부가 ‘무한분열’


모듈 분야의 경우 많은 중소기업이 진출해 있다 보니 경쟁이 가열화 되면서 가격경쟁의 직격탄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여기에다 이익 마진이 낮은 노동집약형 산업구조 탓에 지난해 전체 밸류 체인 가운데 가장 높은 2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낮은 영업이익이나 적자에 허덕이는 업체들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격 또한 유럽업체 대비 80~85%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에서도 중국 대비 열세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송병운 에너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값싼 노동력 등으로 비용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중국업체들과의 경쟁구도까지 고려한다면 원가경쟁력이 좌우하는 모듈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경동솔라, 에스에너지 등 국내 기업들도 원가경쟁을 위해 투자 확대를 추진 중에 있고, 현대중공업·LG전자·STX 등 태양전지 사업을 하는 대기업들이 수직계열화를 이루기 위해 모듈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어 가격 경쟁력은 점차 향상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 수직계열화는 원가 경쟁력 강화의 주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근거도 있다. 솔라앤에너지 분석에 따르면 모듈만 생산하는 업체 대비 폴리실리콘에서 모듈 지 전 단계를 자체 생산할 경우 35%의 원가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수직계열화가 가속화되면 모듈 분야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경쟁체제가 구축돼 규모의 경쟁력에 밀린 중소기업들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RPS 도입 성장촉매 기대


태양광 밸류 체인 중 유일하게 매출이 계속 줄어드는 분야는 국내 설치 시장이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시스템 매출액은 2008년 26,371억 원, 2009년 11,693억 원, 2010년 6,234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 국내에선 현대중공업, LG CNS, 삼성에버랜드, SDN 등의 기업이 진출해 있다.


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비록 태양광산업이 수출 중심이라지만 신규기업의 진출, 신인도 축적, 테스트 베드 확보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국내시장의 동반성장도 병행되어야 한다”며 “RPS(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 시행 등을 통해 국내 설치시장도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국내 태양광산업에서 그 중요성이 간과되었던 분야가 바로 시스템 설치 분야다. 최근 단일지역 내 프로젝트 규모도 점차 대형화되면서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EPC(Engineering, Pro curement & Construction) 및 파이낸싱 능력이 최근 들어 매우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송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다양한 해외 현장에서 대형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파이낸싱만 활성화된다면 시스템설치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 사업의 경우 올해 2009년 대비 무려 105.1% 증가한 3조 8000억 원의 투자가 계획되어 있다. 또한 2012년도 이후 예정된 신재생에너지 RPS의 도입은 국내 태양광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호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
“태양광은 경쟁력 높은 현재의 에너지”


태양전지 ‘세포산업’ 고부가 ‘무한분열’

“이제는 태양광 시스템 설치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국내 태양광 산업에 대한 발전 과제를 묻는 질문에 이성호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미처 생각치도 못했던 답을 제시했다. 그동안 간과되어 왔던 발전소 건설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이 부회장은 “건설과 플랜트 경험과 역량이 있는 대기업들이 대단위 태양광 발전 설비를 건설해 필요한 셀과 모듈을 자체 생산해 조달한다면 태양에너지 생산의 안전성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그는 이어 “태양광은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재’의 에너지”라고 했다. 최근 모듈과 시스템 가격이 많이 낮아지면서 화석연료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시점이 머지않았기 때문이다.


유럽 및 미국 주요 시장은 2015년까지 대체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발전 원가가 원유 등 화석연료 발전 원가와 같아지는 ‘그리드 패러티’ 도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역시 자발적인 태양광 보급 속도 증가로 2017년 전후면 그리드 패러티 실현이 예상된다. 그는 “그동안 태양광 사업은 정부 주도의 정책 지원에 의존해 성장해왔지만,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태양광 사업 투자의 ‘적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태양광 산업은 최근 수년간 민·관이 집중적으로 투자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이 2007년 대비 13.4배 증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업계에서 느끼는 체감 현실은 아직 차갑기만 하다. “한정된 재원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다 보니 정부의 에너지 분야 관심 0순위는 여전히 에너지 효율이 높은 원자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과를 기대해야 하는 태양광과 풍력 등은 어쨌거나 1순위인 거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는 말처럼 정책은 푸짐하지만 실제적인 수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은 아쉽기만 하다. 아직은 선진국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태양광산업에 대한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와 국민의 관심이 절실한 이유다. 이와 함께 그는 “태양광 에너지의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저장기술의 개발’도 관건”이라며 “최근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력 저장용 대용량 배터리에 대한 R&D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민정 기자 puri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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