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참석 군중, 투사로 변신
[아시아경제 안준영 기자] 이슬람권의 휴일인 금요일이 매번 시위대와 경찰들간의 충돌로 유혈사태가 빚어지는 '피의 금요일'로 변질되고 있다.
모스크 (이슬람 사원) 에서 열리는 금요예배에 참석한 대규모 군중이 그대로 거리로 쏟아지면서 시위가 과격해지기 때문이다.
◆ 중동 시위, 왜 금요일인가? = 3일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 (FT) 는 금요일을 앞두고 중동지역 시위대와 정부 관계자들은 바빠진다고 전했다.
D데이인 금요일을 앞두고 시위대는 시위계획을 짜느라, 정부측은 경찰 배치안을 짜느라 분주하기 때문이다.
서방에서 "욕망 해방구의 날' 인 금요일이 왜 중동에서는 '신성한 투쟁의 날'이 됐을까?
이슬람권에서 금요일은 모스크 (이슬람 사원) 에서 예배가 있는 날이다.
금요예배는 이슬람 경전 코란에도 무슬림의 의무로 명시돼 있기 때문에 이날만큼은 각국 경찰 당국 조차도 시민들의 모스크행을 막을 수 없다.
예배를 마친 시민들이 고스란히 거리로 쏟아져 나와 '투사' 가 되는 것이다.
◆ '부아지지 분신' 등 주요 시위 발생 = 금요일인 지난해 12월 17일 튀니지에서 노점상 모하메드 부아지지가 경찰 조치에 항의하며 정부 청사앞에서 분신을 했다.
부아지지의 분신은 ‘재스민 혁명’의 시작인 동시에 중동 전역으로 번져가는 시민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역시 금요일인 올 1월 14일 튀니지를 23년 동안 통치해온 벤 알리 대통령은 시민들의 퇴진요구에 굴복해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났다.
그로부터 정확히 일주일 뒤인 1월 25일 이집트 국민은 무바라크 정권의 독재 종식을 요구하며 일제히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2월 16일에는 리비아 제 2의 도시 벵가지를 중심으로 카다피 독재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 유혈충돌이 빚어지면서 급기야 '오디세이의 새벽'으로 명명된 다국적군의 공습이 개시됐다.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예멘과 국가비상사태법 폐지 등 즉각적인 정치개혁 이행을 촉구하는 시리아등도 대규모 시위가 금요일에 열렸다.
특히 예멘에서는 지난달 18일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하루에만 52명이 숨지는 등 시위사태 이후 현재까지 총 82명이 목숨을 잃었다.
◆ 지난 금요일, 중동 각국 유혈사태 속출 = 1일(현지시간) 에도 중동 각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사상자가 잇따랐다.
시리아에서는 경찰당국이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시위대에 총을 쏴 10여명이 사망했다고 AP통신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15km 떨어진 두마 지역에서는 3000명이 국가비상사태법 폐지 등 정치개혁을 즉각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했다.
예멘에서도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수도 사나에서 수십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고 남부 아비안주 로데르 지역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1명이 다치고 여러명이 부상했다.
오만에서도 시위대 수십명이 경찰과 충돌, 1명이 숨졌고, 요르단에서는 암만시청 앞에서 600명이 모여 정치개혁과 부패 척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안준영 기자 daddy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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