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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봉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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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제1발전소내 사용후핵연료봉 1만1125개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후쿠시마 제1 발전소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20일 1,2호기의 전력공급을 복구했고 4호기에도 물을 투입, 사용후연료 저수조의 냉각을 시도했다. 일본전력이 이같은 노력을 벌인 것은 원자로 노심에 있는 핵연료 다발과 저수조에 있는 사용후연료봉이 물이 없어 녹아내리면서 대량의 방사선을 방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프랑스 파리에서 발행하는 인터내셔널헤럴드 트리뷴(IHT)은 20일자에서 위험한 우라늄의 대부분은 원자로 노심보다는 사용후 핵연료에 있다고 도쿄전력이 밝혔다면서 후쿠시마 제1 발전소내의 핵연료봉은 모두 1만1125개라고 20일자에서 보도했다.


◆사용후 핵연료 1만1125개=IHT에 따르면 제 1발전소 내에는 모두 1만1125개의 핵연료 다발이 있다. 이는 원자로 노심에 있는 핵연료 다발보다 무려 4배나 많은 것이다.


사용후 연료봉은 저수조나 독립된 건물의 공동 저장소에 저장돼 있다.

저수조는 가로 11m, 세로 11m, 높이 12m로 안을 강철을 댄 콘크리트 벽으로 만든 것이다. 연료다발의 높이는 4m이고 저수조내 이상적인 물의 높이는 8m다. 물은 방사선 방출 차단과 냉각 기능을 한다.


공동저장소는 사용후 연료중 60%인 6291개의 연료봉을 보관하고 있다. 이 연료봉은 방사선을 방출하지만 점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IHT는 전했다.


◆사용후 핵연료가 원자로보다 더 위험=핵전문가들은 사용후연료봉이 원자로에 장전돼 있는 연료보다 더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저수조에서 물이 빠져나가면 연료봉의 우라늄은 계속해서 지르코늄 피복에 열을 가해 산화하게 하거나 심지어 불이 나게 한다.


사용후 연료는 방사능이 있는 요오드는 거의 갖고 있지 않다. 8일의 반감기를 갖는 요오드는 연료봉이 원자로를 떠나 핵분열을 중지하면 대부분 사라진다.


그러나 발암성 물질인 세슘과 스트론튬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 물질은 연료봉이 불탈 경우 외부로 방출된다.


◆원자로별 연료 상태=1호기에는 원자로에 400개의 연료다발이 들어있고, 저수조에 292개의 사용후 연료가 보관돼 있다. 사용후 연료의 상태는 거의 알려진 게 없다. 바닷물로 냉각하는 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2호기는 원자로에 458개의 연료가 장전돼 있고 587개의 사용후 연료가 저수조에 있다. 1차 억제실이 금이 갔고, 부분적인 용융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호기는 원자로가 548개, 저수조가 514개의 연료봉을 각각 보관하고 있다. 헬리콥터와 물대포가 저수조의 사용후연료 냉각을 위해 동원됐다.


4호기는 운전 정지 중이어서 원자로에는 연료가 장전돼 있지 않다. 다만 저수조에는 1479개의 사용후 핵연료봉이 저장돼 있다. 미국측은 이 핵연료가 공기중에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측정온도는 섭씨 360도였다.


5호기는 원자로에 548개의 연료봉, 수조에 826개의 사용후 연료봉이 있다. 지진전에 이 원자로는 운전 중지됐으나 지진후 사용후 핵연료봉의 온도는 정상인 170도에서 293도까지 올라갔다.


6호기는 원자로가 764개의 연료봉을, 저수조가 1136개의 사용후 핵연료봉을 각각 보관하고 있다. 사용후 연료봉의 온도는 섭씨 284도로 올라갔다.


◆4호기에 무슨 일이 있나?=4호기의 저수조에는 원자로에서 3개월 전에 꺼낸 사용후 핵연료봉 548개가 있다.


이 연료봉들은 그보다 앞서 꺼낸 연료봉보다 더 많은 열을 방출해 물의 증발에 더 많이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관리들은 이미 지난 10일 4호기 저수조에는 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통상 물을 순환시키지 않아도 저수조의 물이 증발하는 데는 며칠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4호기에서 수증기가 발생한 점에 비춰볼 때 저수조에서 물이 새는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저수조가 원자로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 ‘깃대 꼭대기’에 놓인 것과 같다고 입을 모은다. 다시 말해 강진중에 깃대가 흔들리면 저수도 심하게 흔들려 물이 넘쳐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결정할 만한 요인은 연료봉내의 우라늄 산화물 펠릿이 지르코늄 피복이 녹은뒤에도 똑바로 서 있느냐 여부이다. 똑 바로 서 있다면 지르코늄 피복이 없어지더라도 핵분열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나 도쿄전력측은 저수조내 핵연료봉의 우라늄이 핵분열을 재개해 방사성 부산물을 방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할 수 있는 일은 중성자를 흡수해 핵분열을 막는 붕소를 투입하는 것이다.


핵분열이 일어나면 우라늄은 그 밑에 있는 것을 모두 녹이고, 물과 접촉할 경우 수증기 폭발을 일으켜 녹은 우라늄을 날려버린다.


핵에너지연구소의 추정에 따르면 물이 완전히 빠진 저수조에서 발생하는 방사선 량은 저수조위 바로 위에서는 시간당 3000밀리시버트까지 올라가고 90m에서는 100밀리시버트로 하락한다.


만약 연료가 녹았다면 발전소에서 8km 떨어진 지역까지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치명적인 양인 시간당 1만 밀리시버트의 방사선량도 저수조 바로 위에서도 방출될 수 있다고 본다고 IHT는 덧붙였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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