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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식품 '비상'…설탕 이어 우유, 커피, 밀가루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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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경영 악화에 따라 이번 가격 인상은 불가항력이라는 말 밖에 드릴 게 없습니다. 정말 불섶에 뛰어드는 심정으로 올린 것입니다."(CJ제일제당 관계자)


국내 소재식품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 원자재값의 고공 행진으로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더 이상 내부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국내에 도입되는 원당가격은 2008년 이후 210%나 급등했으며 커피값은 국제 상품시장에서 1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밀가루는 지난해 1월 이후 80% 정도가 뛰었다. 설상가상으로 국내에서는 구제역 여파로 인해 우유 품귀 현상마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악의 경영상황에 직면한 국내 제당업계에서는 결국 가격 인상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국내 최대 제당업체인 CJ제일제당은 12일부터 설탕 출고가를 평균 9.8% 인상한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공장도 가격 기준으로 하얀설탕 1kg은 1309원에서 1436원으로 9.7%, 15kg은 1만6928원에서 1만8605원으로 9.9% 인상된다.


국제원당가는 2008년 1월 파운드 당 10.9센트에서 올 2월 31.6센트로 급등했다. 이는 환율을 감안할 경우 국내 도입 원당가(통관기준)가 210%나 급등한 수치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설탕 제조원가에서 원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0%로 이를 감안했을 때 국내 설탕 가격은 2008년 이후 139%의 인상요인이 발생한다"면서 "이번 가격인상이 없다면 CJ제일제당의 설탕사업 부문은 올 상반기 400억~500억원 정도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CJ제일제당의 인상에 따라 삼양사와 대한제당도 조만간 가격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제당 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율은 CJ제일제당 5.2%, 삼양사 1.9%, 대한제당 1.2%로 전년대비 영업이익 증감율은 각각 -21.0%, -40.5%, -63.0%로 나타났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시기나 폭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인상 요인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이번 CJ제일제당이 인상한 수치도 손익구조를 개선시킬 정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커피의 원료인 원두는 이상 기온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실정이다. 국제 원두가격은 뉴욕 선물시장 기준으로 전년 2월 평균 133.5센트에서 현재 294.9센트(3월 9일 종가 기준)를 기록해 121% 정도 상승했다. 원두 가격 상승이 제품 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커피 제품별로 차이가 있으나 20%에서 70%까지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국내 커피전문점인 탐앤탐스는 지난달 14일 커피 가격을 전격 인상했다. 아메리카노의 경우 기존 3300원에서 3600원으로 약 10%가량 올랐으며 우유 함유량이 높은 모카의 경우 400원 뛰었다.


이에 앞서 이랜드 계열 커피전문점 '더 카페'는 지난해 12월부터 아메리카노와 라떼 가격을 300~500원 가량 인상했다.


커피업계 1위인 동서식품 관계자는 "원두가 등 원가 상승 부담을 자체 흡수해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있으나 내부적인 부담이 매우 큰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원부자재의 지속적인 상승 입력이 얼마나 더 커질지에 대해 계속 주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밀가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09년 말부터 국제 원맥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자 국내 제분업체들은 지난해 1월 밀가루값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중순부터 원맥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현재 전년 대비 80%까지 급등한 상황이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관리 의지가 강해 가격 인상은 현재 생각지 않고 있다"면서도 "내부적으로 결정된 바 없지만 이 같은 상태가 계속된다면 결국 (인상이라는) 단계적인 수순을 밟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구제역 여파로 인해 '우유 대란'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원유 품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서울우유는 지난달 16일 커피전문점, 제과·제빵업체 등 특수거래처에 공급되는 우유가격을 최고 66% 올린다는 방침을 정했다가 정부 압력에 반나절 만에 철회한 바 있다.


이번 해프닝에 대해 서울우유 측은 "커피전문점, 제과, 제빵업체에 공급중인 원료용 우유 납품가격과 관련해 이는 실무부서의 납품 가격 의사 타진과정에서 빚어진 오류로 인한 것"이라며 "서울우유는 현재 우유 납품 가격인상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소재식품업체들은 이 같은 상황이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제당업계에서는 설탕의 물가 비중이 매우 적은데도 물가인상을 유발시키는 주요 품목으로 꼽혀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설탕이 빵, 과자, 음료 등 주요 가공식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여서 설탕값이 10% 올라도 이들 제품의 가격인상요인은 0.45% 밖에 되지 않아 설탕으로 인한 물가인상 파급효과는 실제로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제당업계 관계자는 "제당업체들이 최악의 경영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도 국내 주요 제과 및 음료업체들은 지난해 14~34%대의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했다"면서 "설탕값 인상을 빌미로 가공식품업체들이 편승 인상하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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