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영화 <파수꾼>│‘남고괴담’은 시작됐다

시계아이콘01분 3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영화 <파수꾼>│‘남고괴담’은 시작됐다
AD


태어나긴 했지만, 살아가는 건 쉽지 않다. 고등학생 기태(이제훈), 동윤(서준영), 희준(박정민)도 마찬가지다. 한때 서로를 ‘친구’라 부르며 위해주던 이들이지만 기태와 희준사이의 사소한 오해는 따돌림과 집단폭행으로 이어지고, 그 사이를 중재하려 애쓰던 동윤 마저 기태에게 상처입고 멀어진다. 얼마 후 그 중 한 명이 아파트에서 떨어진다. 뒤늦게 아들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품은 아버지(조성하)는 친구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한다.<#10_LINE#>

영화 <파수꾼>│‘남고괴담’은 시작됐다

‘남고괴담’ 그 첫 번째 이야기


영화 <파수꾼>│‘남고괴담’은 시작됐다

그래서 누가 죽었나.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시답지 않은 농담을 나누며 철길 위에서 야구공을 주고받던 친구들. 그 중 이제 살아서 저 철길 위에 설 수 있는 자는 없다. 그들 중 누군가는 죽었고, 누군가는 떠났고, 누군가는 숨어버렸다. 그래서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가. 그 역시 중요하지 않다. 육체적으로 상처받은 아이와 마음의 상처를 입은 아이, 모두 예전의 그 소년들이 아니다. 영화의 영제목인 ‘Bleak Night’처럼 암울하고 황폐한 그 밤, 아이들은 서로의 파수꾼이 되어 주지 못했다. 증언될 수 없는 밤의 풍경 역시 서툰 추적을 통해서 비슷하게 복원될 뿐, 끝내 그 진실의 동공에 다다르지 못한다.


비밀일기와 귓속말을 나누며 은밀한 세계를 공유하는 예민한 존재로 그려졌던 여고생들과 달리 그간 한국영화 속에서 ‘남자고등학생’은 늘 패싸움을 하거나, 육두문자를 입에 달고 다니거나,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고 본드를 불었다. 딱 그만큼 거칠고 딱 그만큼 단순하게 그려진 이들은 동물적인 정복욕과 제어불가의 본능으로 덜 자란 주먹을 휘두르던 어린 수컷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줄곧 오해받아왔는지도 모른다. 너와 함께 집에 같이 가는 날이 오랜만이라고 수줍게 말하는 소년을, 그래도 나에겐 네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다고 고백하는 친구를, 아끼던 녀석을 다른 녀석이 감싸는 순간 서운함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예민한 남자를 만나는 생소함이라니. 하여 이들이 주고받는 폭력과 상처의 체감통증은, 공사장에서 각목을 들고 거대한 패싸움을 벌이지 않아도, 커터로 내장을 쑤셔 뒤집지 않아도, 훨씬 깊고 아프다. <파수꾼>은 한국영화에서, 어른도 아이도 아닌 이 ‘남자고등학생’이라는 종족의 마음에 진 응달을 응시한 최초의 목격자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제작연구과정의 프로젝트로 제작된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은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국내외 영화제에서의 수상과 언론의 압도적인 호평,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오는 3월 3일부터 CGV 무비꼴라쥬에서 확장된 전국 20여개 극장에서 상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극장 수는 여전히 많지 않다. 하지만 <파수꾼>은 지하철과 버스를 타는 수고를 감수할 가치가 충분한 영화다. 오히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길면 길수록 더 좋을지도 모른다. 그 여운은 곱씹을수록 진해지고 그 통증은 시간이 갈수록 심해진다. 특히 기태를 연기한 배우 이제훈은 깊은 잔상을 남긴다. 천사처럼 해맑다가도 균열의 틈으로 잔인한 악마의 얼굴을 내보이는 쉽지 않은 인물에 대한 이 신인배우의 해석은 탁월하다. 그야말로 귀신처럼 등장한, 소스라치게 사실적이고, 소름끼치게 예민한 ‘남고괴담’ 그 첫 번째 이야기.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백은하 one@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