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소셜커머스 바람이 거세다. 국내에 도입된 지 1년이 채 안됐지만 올해 시장 규모만 수천억원이다. 성장세의 중심에는 각 업체들의 영업사원이 존재한다. 이들은 생소한 소셜커머스를 들고 거리를 누비고 있다. 냉대하는 업주들을 붙잡고 설명하고, 설득시켜 상품을 유치한다. 소셜커머스의 선봉에 서 있는 영업사원들이 어떻게 판매 상품을 찾고 계약을 성사시키는지 그들의 하루를 통해 알아봤다.
25일 오전 8시. 김동연 티켓몬스터(이하 티몬) 영업팀장은 출근하자마자 영업사원들이 보내온 업체 체크리스트부터 확인한다. 티몬에는 서울 경기권에서만 하루 100여건 정도의 거래 신청서가 날아든다. "상품의 질(質), 매장 분위기 등 고려 요인들을 파악한 게 체크리스트입니다. 40여가지 항목을 토대로 각 지역 팀장들이 선별하죠."
찬찬히 리스트를 살펴보던 김 팀장이 얼굴을 찌푸린다. 업체가 원하는 상품 패키징(몇 가지 아이템을 묶어 판매하는 것)이 적절치 않아 보인 것. 강북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인데 봉골레 하나, 음료 하나를 묶어 판매하길 원한다. 김 팀장은 "이렇게 제품 구성을 한정하면 소비자가 많이 찾질 않는다"고 말했다. 티몬은 1500여개 업체와 거래한 경험이 있다. 사례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는 업계 선두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이다.
오전 10시. 김 팀장은 선별된 업체들을 상대로 패키징 등 세부사항 조율을 시작한다. 그는 "밀고 당기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웃는다. 요즘 들어 추천하는 패키징은 자유이용권 식이다. 어떤 메뉴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이후 마케팅 전략 수립 시 유효하다.
10개 업체와 통화를 마치자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접수된 거래 신청 중 실제로 제품 판매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10% 정도다. 체크리스트를 거치다 보면 자연스레 걸러진단다.
오후2시. 회사 내 퀄리티 컨트롤(QC)팀이 계약을 앞둔 업체로 출동한다. 최종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 업체에게 세부 정보를 전달하고 주의점 등을 교육하는 단계다. 고객이 제기할 수 있는 각종 클레임과 상황별 대응요령을 알려준다.
"상품 판매 직후에 매장으로 소비자가 한꺼번에 몰릴 수 있어요. 업주 분들은 무조건 북적거리면 좋다고 하시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에 닥치면 패닉 상태가 됩니다. 밀려드는 손님에 견디지 못하고 아르바이트 학생이 도망쳐 버린 경우도 있었어요. 실제 사례입니다."
QC팀은 판매될 음식을 직접 먹어보기도 한다. 음식의 경우 맛이 없으면 이 단계에서 걸러지기도 한다. 김 팀장은 "많진 않지만 그런 사례도 분명 있다"고 귀띔한다.
오후7시. 김 팀장은 오늘 사이트에 등록될 상품들을 꼼꼼히 살펴본다. 사진은 제대로 나왔는지 세부 설명에 이상은 없는지 등을 체크한다. 정보가 잘못되면 소셜커머스는 계약 맺은 업체는 물론, 소비자로부터도 항의를 받기도 한다. 김 팀장이 '매의 눈'으로 최종 등록물을 확인하는 이유다.
자정. 시곗바늘이 12시를 넘기는 순간 지역별 상품 21개가 동시에 모습을 바꾼다. 각각 영업사원과 팀장이 1주일 이상 공들여 작업한 결과물이다. 상품이 올라가면 팀장, 영업사원, 판매업체, 사내 고객서비스 팀, 소비자까지 동시에 확인한다. 때문에 하루 중 가장 긴장되기도 하지만 가장 보람된 순간이기도 하다.
김 팀장은 "소셜커머스는 하나의 홍보 채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단계"라며 "점점 시스템이 체계화돼가고 있는 만큼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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