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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발생 건수 역대 최다..구제역으로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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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구제역 탓인가. 전국으로 확산된 구제역 소식에 묻혀 관심권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도 벌써 발생 한 달째를 넘어섰다.


AI는 지난해 말 충남 천안과 전북 익산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뒤 경기·경북 등지로 급속히 확산됐고 발생 건수 또한 역대 최다인 40건에 달하는 등 구제역에 이어 AI도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에 밀려 AI의 심각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충남 천안의 오리농장과 전북 익산의 종계농장에서 첫 확인된 AI는 이날 현재 경기·충남·전남·전북·경북 등 5개 시·도, 16시·군으로 퍼졌다.

고병원성 AI로 확인된 발생 건수는 벌써 40건에 달한다. 이는 역대 최다 건수다. 우리나라에 가장 큰 피해를 안겼던 지난 2008년에도 발생 건수는 33건에 불과했다. 고병원성 AI가 첫 발생한 지난 2003년에는 19건, 그 다음인 2006년에는 단 7건 만이 양성으로 판명났었다.


지금까지 매몰된 닭·오리 등 가금류 숫자도 역대 두번째로 많은 550만 마리에 이르고 있다. 고병원성 AI가 처음 발생해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지난 2003년때도 이 보다 적은 528만마리의 가금류가 매몰 처리됐을 뿐이다. 이후 2006년 겨울과 2008년 봄에도 잇따라 발생해 280만마리와 1002만마리를 각각 매몰 처분해야 했다.


특히 이번 AI 바이러스로 전남 나주와 영암, 두 지역에서는 140농가 닭·오리 300만 마리가 집중 살처분됐다. 이 지역 농가들이 패닉상태에 빠져든 이유다.


또한 AI가 오리농장에 집중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리는 닭이나 다른 가금류에 비해 질병에 강한 편이다. 그런데 이번에 AI 양성으로 판정된 농가 40건 중 70%인 28곳이 오리농장으로 확인됐다. 그 만큼 강한 바이리스 전파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AI는 구제역과 달리 인수 공통전염병으로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전염이 가능하다. AI에 감염된 닭의 분변 1그램에는 10만내지 100만마리의 닭을 감염시킬 수 있는 고농도의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


AI의 상황이 이렇듯 심각하지만 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에 가려 현재 국민적 관심을 덜 받고 있는 상황이다. 고병원성 AI는 발생 때마다 양계·오리산업이 초토화된 것 외에 유통업과 여행업·축제 등까지 마비돼 지역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이를 근절하지 않고는 축산업과 지역경제에 희망을 기약하기 어렸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전문가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다시한번 되새기고 방역의 고삐를 더욱 단단히 죄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채찬희 서울대 교수는 "AI가 구제역처럼 국가 재난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축산인과 방역당국 외에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이럴 때일수록 닭·오리고기를 잘 익혀 먹으면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적극적으로 알려 소비가 위축되지 않게 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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