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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44돌 맞은 외환은행...웃음꽃 대신 얼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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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44돌 맞은 외환은행...웃음꽃 대신 얼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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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외환은행은 1월30일로 창립 44돌을 맞는다. 외국환거래와 무역금융의 원활을 기하기 위해 발족해 한국은행으로부터 독립된지 44년. 국책은행에서 민영화된지는 22년. 외국계로 넘어가 외국인 행장 밑에서 일한지는 8년이다.


이 은행 직원들의 자부심이 남다르다. 외환전문은행으로 외환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은행은 매년 창립기념식을 을지로 본점 대강당에서 성대하게 열어왔다.

전체 임직원(작년 12월 말 현재 정규직 5927명, 계약직 2591명) 8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우수행원에게 표창도 하고 이벤트와 사은품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창립기념일을 이틀 앞둔 28일 외환은행의 분위기는 암울하다. 경영진은 올해에는 기념식을 단촐하게 지내기로 했다. 예전에 있던 각종 행사를 모두 생략한 것. 창립기념식때마다 발표했던 행장의 경영목표도 미정이다.

직원들의 표정도 어둡다. 기념식이 단촐해진 탓만은 아니다. 하나은행과의 인수합병으로 장래가 불투명한 탓이다.


직원들은 최근 100만인의 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하는 등 집회를 통해 '외환은행 인수 반대'를 외치고 있다.


30대의 청춘을 외환은행에 받치며 두 아이의 아버지로 열심히 살고 있다는 본점의 한 직원은 "은행 생각에 잠이 오질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시내의 모 지점의 한 여직원도 "요즘은 흥이 나질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대는 아니지만 최고의 은행'을 향해 열심히 뛰던 직원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는 냉천(冷天)처럼 직원들의 마음도 차갑기만 하다. 이번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건, 또 앞으로 이 은행의 장래가 어떤 모습으로 전개되건 직원들의 얼굴에 다시 웃음꽃이 피는 날을 기대해본다.




이광호 기자 k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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