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강서구 가양동에 거주하고 있는 회사원 이모(32)씨는 요즘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소식에 신문 보기가 두렵다. 얼마 전까지 4%대를 유지하던 대출 금리가 5%대로 껑충 뛰어오르면서 이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
이씨는 2009년 2월 28평대 아파트를 3억3000만원에 매입하면서 3년거치, 20년 만기 상환으로 1억7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최초 금리는 4.10%. 매월 60만원 후반에 달하는 이자 부담이 만만찮았지만 내 집을 마련을 한다는 생각에 고민 끝에 내린 큰 결단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도 대출 금리가 오를 경우 이자로만 1000만원 이상 지불해야 하는 생각에 한숨만 늘고 있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예금금리 보다 대출금리 인상폭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어 서민들의 이자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금융권의 대출ㆍ예금금리가 올해 얼마나 더 오를지도 초미의 관심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1년 만기 '키위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3.85%에서 3.95%로 0.1%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이 정기예금은 2주만에 0.2%포인트나 올랐다. 25일부터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4.40~5.72%로 0.01%포인트 인상한다.
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24일부터 지난주 대비 0.02%포인트 오른 연 4.75~6.05%가 적용됐다. 앞서 21일에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올렸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지난주 보다 최고 0.2% 포인트나 인상하고 대출금리도 0.2%~0.07%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이들 은행은 향후 기준금리 인상 추이 등을 살펴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예금금리가 5%대를 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출금리. 전문가들은 대출금리의 경우 지금보다 빠른 속도로 오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기준금리가 올해 최대 1%포인트 오른다 해도 이미 선반영된 게 있어 예금금리에 다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출금리는 여전히 낮기 때문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커 최대 1%포인트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걸 국민은행 재테크 팀장도 "기준금리가 3% 중반까지 오른다 하더라도 예금금리는 4%후반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며 "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로 짧게 운용하다 1년 이상 중장기 예금으로 갈아타거나 시중금리에 연동하는 금리연동형 예금을 고려할 만 하다"고 조언했다.
이 팀장은 대출금리와 관련,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 등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면 대출금리가 더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며 "예대마진 제한법 발효 여부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나 금리상승 반응 속도가 가장 느린 코픽스 잔액기준 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들이 최근 앞다퉈 금리를 올리면서 4%중반대까지 가능한 정기예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e-Sense 정기예금'은 1년제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가입할 경우 최고 연 4.6%까지 가능하다. 하나은행이 오는 2월말까지 100억원 한도로 판매하는 'e-플러스 정기예금' 1년제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신규가입시 4.35%가 적용된다.
외환은행이 25일부터 1조원 한도로 판매하는 'KEB 나눔예금'의 경우 'YES 큰기쁨예금' 1년제로 가입시에는 본부 최고 우대금리보다 0.30%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최고 4.35%, 'CD연동정기예금' 2년제로 가입하는 고객에게는 0.90%의 우대금리를 적용한 4.40%가 제공된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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