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후아나(멕시코)=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미국 남서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차편으로 국경을 넘어 30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멕시코 티후아나(Tijuana). 이 지역의 '엘 플로리도(El Florido)' 공단에 들어서자 푸른색의 '삼성(SAMSUNG) 로고'가 시야를 밝혔다.
이곳에 삼성전자의 북미향 TV 생산기지인 SAMEX 공장이 위치해 있었다. SAMEX는 5년 연속 북미시장 TV 1위를 기록 중인 삼성전자의 생산법인으로, 삼성전자 TV 전체 물량 가운데 20%를 넘게 생산하는 TV 해외법인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 4일(현지시간) 이곳을 방문했다.
8만4000평 부지의 SAMEX 공장 옆에는 삼성SDI가 플라즈마(PDP) 패널 일괄생산체제를 갖춘 6만6000평 규모의 SDIM가 위치해 있다. 삼성전자는 SDIM에서 제조된 PDP 패널로 PDP TV를 생산하고 있으며, 액정표시장치(LCD) TV는 탕정 LCD 공장에서 패널을 들여와 SAMEX에서 LCD모듈을 직접 조립한 뒤 세트작업까지 마치는 체제를 갖췄다.
삼성전자는 효율적인 공급망관리(SCM)를 위해 SAMEX를 비롯해 글로벌 현지 공장에서 LCD모듈 현지생산체제를 갖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SAMEX 공장은 지난해 8월 LCM(LCD모듈) 라인을 신설해 40·46·65인치 LCD TV를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32인치 이상 전제품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현지 공장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가 되면 대형 협력사 2개를 포함한 부품 인프라까지 갖춰질 것"이라며 "하반기가 되면 LCM 라인을 풀가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AMEX에서는 3차원(3D) TV와 발광다이오드(LED) TV, LCD TV, PDP TV 등 TV 라인업을 비롯,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홈시어터 등 AV 제품, 모니터를 생산하고 있었다.
제조라인에 들어서자 컨베이어 벨트 생산방식의 작업광경은 찾아볼 수 없었는데, 이는 삼성전자가 TV 생산방식을 전통적인 컨베이어 벨트 방식에서 벗어나 생산효율이 높은 셀(Cell) 방식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패널과 인쇄회로기판(PCB) 등 주요 부품들이 모듈 형태로 제조라인에 입고되면, 숙련된 작업자들이 각자의 셀에서 조립과 검사 작업을 한꺼번에 수행하는 방식이다.
김석기 SAMEX 법인장(상무)은 "셀 방식으로 전환한 2007년 이후 매년 진화를 거듭한 결과 제조공정과 공유면적은 현격히 줄어든 반면, 생산량은 30% 이상 증가되는 등 명실공히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성수기에 하루 7만대, 비수기에 4만5000대 가량의 TV가 생산됐으며, 연간 생산능력(캐파)은 성수기 기준으로 1500만대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총 인력은 3181명에 주재원은 14명으로 지난해 총 1060만대를 생산해 54억700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현지 고용창출은 총 9596명(SAMEX 3199명, SDI 869명, 협력사 5528명)으로 최근 10년간 266명의 장학생을 채용해 1만2000달러를 지급했으며, 병원·어린이집·교육장 등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등 직원들 복리후생도 높은 편이다.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은 직원들의 퇴사율이 높은 편인데 SAMEX는 지난해 퇴직률이 1.2%에 불과했다고 한다.
지난 2009년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수상한 이람(Hiram) 상무는 이에 대해 "삼성은 사회봉사와 산학협력 등에도 적극적이고, 임직원 복리후생 제도가 뛰어나 주변에 SAMEX 근무를 희망하는 지인들은 상당히 많다"고 설명했다.
김 법인장은 올해 생산계획과 관련해 "1200만대를 예상하고 있는데 TV시장 자체는 성장하기 어렵겠지만 똑같은 파이라도 삼성전자가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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