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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상장 중국기업 다시본다 <연합과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1초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최근 국내상장 중국기업의 주가가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그동안 주가조정이 과도했다는 측면과 더불어 중국의 제12차 5개년 계획에 따라 내수시장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상장 중국기업들의 올해 반기 매출액 증가율은 평균 62.4%로 국내 코스닥 평균 18.4% 대비 3.4배 높다. 국내상장 중국기업 대부분이 제조업 기반임에도 불구하고 성장기 IT 기업보다 높은 매출액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성장성은 '감사의견 거절'로 촉발된 연합과기 사태로 대표되는 상장중국기업들의 디스카운트(할인) 요인을 상쇄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중국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7월 이후 성융광전투자는 147% 급등했고 중국원양자원은 44%, 차이나킹 45%, 차이나하오란 44% 상승하는 등 호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지난 2007년 3노드디지털을 시초로 현재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된 중국기업은 총 14개다.


①<연합과기>
-차이나 디스카운트 장본인
-자회사 매각완료 땐 재기 가능성

연합과기공고유한공사(이하 연합과기)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3억원을 기록했던 당기순손실이 순이익으로 돌아섰다. 내부 분쟁을 겪었던 자회사 리헝의 매각작업이 진행되면서 지분법 손실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3월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표시를 받고 올해 역시 비적정설에 시달리면서 풍파를 겪은 뒤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2007년 홍콩에서 순수지주회사로 설립된 연합과기는 3개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회사 리헝이 지주사의 통제에서 벗어나자 올해 중순부터 매각에 들어가 현재는 오창과 화원 두개의 자회사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가 됐던 리헝은 현재 중국의 한 투자사에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며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10월말까지 잔금이 납부돼야 절차가 끝난다.


오창과 화원은 둘 다 폴리우레탄(PU) 합성피혁을 만드는 회사다. 오창은 지난 2001년 사업을 시작한 뒤 PU 합성피혁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PU 합성피혁은 의류, 운동복, 가방, 운동화 등의 생산에 사용되고 있고 농구공, 자동차 시트 분야에서 천연가죽을 대체하면서 그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화원은 2004년 창업이래 운동화 위주의 PU 합성피혁 생산 및 판매를 주 사업으로 하고있다. 주요 매출처는 가방, 신방 등을 생산하는 안타(ANTA), 피크(PEAK) 등이다. 현재 연합과기는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장훙제(張洪杰)씨가 지분 24.71%(특수관계인 포함 57.11%)를 보유하고 있다.


▲회계처리 투명성 도마에


지난 2008년 12월 외국기업으로서는 네번째로 국내 증시에 상장하면서 연합과기는 국내에 이름을 알렸다. 이 회사는 청약 당시 82대1의 경쟁률을 보였을 정도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2009년 3월 감사를 맡은 딜로이트차이나에서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의견거절'을 표명한 감사보고서가 제출되면서 국내 증시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상장폐지절차가 진행되며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결국 연합과기는 감사인을 변경했고 새로운 회계법인은 적정의견을 내면서 퇴출 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나 연합과기로 인해 다른 국내 상장 중국기업들의 이미지가 크게 안좋아졌다. 차이나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생기며 별로 관계가 없는데도 중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다른 상장사들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박가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합과기 사태로 인해 국내상장 중국기업에 대한 편견이 고착화됐다"며 "이후 중국기업의 회계문제와 공시지연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반적인 불신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연말 계열사 매각 완료땐 경영정상화 가능성


연합과기는 올해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전환됐지만 불성실공시로 관리종목에 지정됐고 자회사 리헝의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등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문제가 많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연합과기는 공시 번복과 지연공시 등으로 벌점이 누적돼 현재 관리종목에 지정됐다"며 "향후 투자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서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가도 공모가 2200원의 절반에 못미치는 수준인 1000원 정도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이 469억원이었는데 현재 시가총액은 214억원 정도다. 회계상 문제들이 드러나며 기관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멀어졌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연합과기의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노출되며 상장초기와 달리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많이 멀어졌다"며 "현재는 많은 증권사들이 다른 국내 상장 중국기업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연합과기를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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