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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새 국면 환율전쟁… '경주 담판'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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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式 '감성 리더십' 평가할 본무대 열려

[아시아경제 박연미·이지은 기자] "I don't know what is the answer.(나도 어떤 게 정답인지 잘 모르겠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 무대에서 종종 이런 말로 회의를 시작한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 재무장관으로 회의를 주재할 때 '부드러운 기선제압'을 위해 꺼내는 말이다. 보좌진들은 "윤 장관이 '한 때는 금융기관을 키우는 게 좋고, 선진 금융 기법을 따라가는 게 선(善)이라더니 이제는 몸집을 줄이고 새 원칙을 정하라고들 하는데 도대체 뭐가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며 주의를 돌리면, 회의 참가국들이 이내 마음을 터놓고 진솔한 얘기를 꺼내곤 한다"고 했다. 이른바 윤증현식 감성 리더십이다.

이런 윤 장관의 리더십을 평가받을 본무대가 22일 경주에서 열린다. 11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 마지막 공식 토론장이 될 경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다. 윤 장관은 19일 국회에서 "환율 문제를 중재하기 위한 각종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틀 동안 경주 힐튼호텔에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환율전쟁 참전국들이 모두 모인다.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는 미국에서는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온다. G2(주요 2개국)의 다른 한 축인 중국에서는 셰쉬런(謝旭人) 중국 재정부장(장관)과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이 참석한다. 엔고(高) 해결을 위해 한국에 딴죽을 거는 일본에서는 설화(舌禍)의 장본인인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과 함께 시라가와 마사키 일본은행 총재가 오기로 했다. 통화정책에 큰 관심을 보이는 차기 G20 의장국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재무장관과 5개 특별초청국 대표단도 함께 한다.

주요 국제금융기구 관계자들도 머리를 맞댄다. 세계 경제 현안에 대해 분석, 보고할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총재 외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금융안정위원회(FSB) 대표단도 참석한다.


서울 G20 정상회의를 약 3주 앞두고 열리는 이번 회의는 5개 세션으로 구성돼있다. 개막을 알리는 1세션에서는 세계 경제의 동향을 점검하고 향후 전망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된다. 이튿날 오전부터 시작될 2세션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쿼터(지분)를 적어도 5% 이상 신흥국에 양보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혁 문제와 글로벌 금융안전망(FSN)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이 중 지배구조 개혁 건은 서울 G20 정상회의가 시한이지만,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커 최종안을 내놓는 데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이어질 3세션의 주제는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협력체계, 즉 G20 프레임워크다. 이번 회의의 백미(白眉)가 될 세션이다. 윤 장관은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프레임워크 세션에서 어떻게 하면 세계 무역 불균형 문제(글로벌 임밸런스)를 해결할 수 있는지 논의하면서 경상수지 흑자국과 적자국, 재정건정성이 높은 나라와 낮은 나라 사이의 균형을 잡는 문제를 다룰 때 자연스럽게 환율 문제도 언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정 시간을 넘겨 끝날 가능성이 높은 3세션 뒤에도 참가국들은 점심 식사를 겸해 곧장 4세션 토론을 이어가기로 했다. 서울 G20정상회의에 보고할 금융규제 개혁 진척 상황을 최종 점검하는 자리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와 금융안정위원회(FSB)는 여기에서 은행의 자본·유동성 규제 개혁안과 대형금융기관(SIFI) 규제안 현황을 보고하기로 했다.


양 기구는 경주 회의에 앞서 이미 의견을 정리했다. 19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회의를 연 BCBS는 올 연말까지 은행의 유동성 비율 규제에 대한 세부 사항을 내놓기로 합의했다. BCBS는 27개국의 44개 중앙은행 혹은 금융감독기구가 참여해 은행산업에 대한 국제 규제 기준을 정하는 기구다. 20일 열린 FSB 총회에서는 대형금융기관들에 대한 규제안이 구체화됐다.


마지막 5세션에서는 금융소외계층 포용을 위한 중소기업 지원 펀드 추진 상황을 살피고, 에너지 가격 변동성 문제도 다루기로 했다. 경주 회의의 성과를 담은 커뮤니케(성명) 서명도 이뤄진다. 이 작업이 끝나면 윤 장관은 합의사항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고, 23일 오후 5시부터 내외신을 상대로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이다.




박연미·이지은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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