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체계적인 훈련 필요...순간 4G 중력도 견뎌야 하는 체력 필수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68억 세계 인구 중 오로지 24명. 1/0.0000000035의 비현실적인 확률. 포뮬러원(F1) 드라이버가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돈과 명예를 모두 거머쥐는 것도 그래서다.
오는 10월 22~24일 전남 영암에서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리는 가운데, 스포트라이트가 벌써부터 F1 드라이버에 쏠리고 있다. 이번 영암 대회에는 총 12개 팀, 24명의 드라이버가 참가한다. 최고 속도 350km에 100억원을 호가하는 F1 머신을 운전하는 F1 드라이버는 전 세계 카레이서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F1 드라이버가 되려면 우선 세계자동차경주협회(FIA)가 인증하는 '수퍼A 라이선스'를 따야 한다. 이 라이선스는 국제 A급 라이선스를 획득한 선수들 중에서도 F1 하위 게임에서 뛰어난 실력을 검증받은 이에게만 주어진다.
F1 하위 게임에는 과거 F3000이라고 불렸던 GP2(4리터 8기통 580마력)와 작년에 게임이 재개된 F2(400마력), 그리고 GP2나 F2 전 단계인 F3(200마력) 등이 있다. 국내 슈퍼레이스의 윤동히 선수는 "F1 선수가 되려면 5살 정도부터 훈련을 받아야 하며, 카트 대회부터 F3, GP2를 거쳐 F1에 입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F1 개막 50일 앞두고 9월 4~5일 이틀간 영암에서 열린 ‘서킷 런 2010’ 행사에 참가해 영암 서킷을 시범 주행한 F1 드라이버 카룬 찬독(인도·26)도 F1 참가팀인 '레드불'의 젊은 드라이버 육성 프로그램에서 기본기를 쌓았다. 그만큼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렵사리 F1 무대에 올랐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피나는 연습과 노력이 없으면 언제든 주전 자리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초인적인 체력도 중요하다.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이거나 줄일 때, 그리고 코너링시 받는 압력은 최대 4G에 달한다. 이는 드라이버 체중의 4배에 달하는 힘이 짓누르는 것을 의미한다. 이 순간 심장 박동은 분당 200회를 넘나들고 호흡도 잠시 정지된다. 보통 체력이라면 정신을 잃어 대형 사고를 부를 수도 있다.
시속 350km의 머신에서 발생하는 횡G도 견뎌내야 한다. 횡G는 보통 4G를 넘나들며 강한 충돌시에는 6G를 넘기도 한다. F1 드라이버는 이같은 고통을 견디면서 1시간30분 정도 레이서를 펼쳐야 한다.
뛰어난 시력과 운동 감각도 F1 드라이버가 갖춰야할 중요한 덕목이다. 시속 300km가 넘는 속도에서는 시야가 평상시보다 좁아져 동물적인 감각과 고도의 집중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순간 긴장을 풀 경우 경쟁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는 것이 F1 드라이버의 운명이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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