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코스피지수의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1800을 돌파한 이후에도 큰 조정없이 1800선 위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숨고르기가 나타나도 어색하지 않은 구간이지만 시장이 잘 버티고 있다. 공격적인 매수세로 1800을 뚫은 외국인이 1800 위에서도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며 펀드 환매분과 개인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을 소화하고 있다. 섣불리 예단하는 것이 부담스럽긴 해도 지금 분위기만 봐선 1800선 안착쪽에 무게가 실리는 형국이다.
문제는 전체 시장분위기와 투자자들의 상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차별화 장세에 그나마 그 속에서도 빠른 순환매까지 일어나다 보니 대응이 쉽지 않다. 증권사들은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라지만 오늘 오르는 종목을 추격매수 했다 다음날 손절매를 해야 할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요즘은 시가총액 수십조원대의 대형주들도 심심찮게 5% 이상씩 등락할 정도로 변동성이 높다.
투자자들에겐 곤혹스러운 흐름이지만 이같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개선된 것은 분명하지만 잔존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의 경기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펀드 환매가 수급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대기하던 펀드 환매 물량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해 투신권의 매수여력을 제한하고 있다. 실제 지수가 1800을 돌파한 10일부터 14일까지 유출된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만 1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기관 전체적인 측면에서 우려의 시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지난 5월 이후 연기금을 비롯해 증권, 보험, 은행 등 기타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투신권의 매도세를 일정 부분 방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매수기조가 유지될 가능성과 함께 저금리와 낮아진 신용스프레드, 밸류에이션 매력 등에 바탕을 둔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는 투신권 매도에 따른 우려를 완화시킨다.
즉,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환호를 하기엔 점검해야 할 변수들이 많지만 그렇다고 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덮을 정도는 아니라는 게 시장의 다수 의견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4분기에 반등에 들어선다는 것은 우리 시장에게는 아주 큰 호재다. 이유는 단순하다. 지수의 방향이 미국을 따른다면 산업과 종목은 중국을 따른다는 간편한 논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의 반전은 심리적으로나 종목 선택에 있어서 길잡이가 된다. 그 중에서도 중국의 소비는 계속해서 회자가 되고 있는 부분이다.
대우증권은 "2010년 2분기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전년동기비나 전분기대비로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신용카드의 일반적인 사용이 필수소비재를 구매하는 데 있다고 가정하면 중국에 필수소비재를 수출하고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향후 얻을 수 있는 잠재 매출 규모는 당분간 크게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종목별 빠른 순환매의 되풀이와 뚜렷한 주도업종의 부재가 이어지는 와중에서도 조선, 기계, 철강 등 중국의 투자 확대 기대감에 따른 수혜 업종들의 장세 주도에 주목했다. 특히 이들 업종군의 경우, 중국 수요 증가에 따른 기대감과 함께, 가격 측면의 매력도 남아 있기에 종목 선택에 우선 순위를 부여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새벽 뉴욕 증시는 M&A 호재의 등장으로 IT업종과 의료보험 업종이 강세를 보이면서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6.24(0.44%) 상승한 1만572.73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3.97(0.35%) 오른 1125.07, 나스닥지수는 11.55(0.5%) 상승한 2301.32로 장을 마쳤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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