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초록뱀미디어는 국가대표급 드라마 제작사다. 올인, 주몽,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 뚫고 하이킥, 추노 등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사랑받은 한류 드라마 콘텐츠들이 초록뱀의 손을 거쳤다.
하지만 드라마적인 성공과 달리 상장기업으로서의 초록뱀은 지금까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2007년 109억원의 영업적자와 이듬해 7억200만원 영업 흑자 전환. 이어 지난해 다시 39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순손실은 더욱 컸다. 지난해 95억원의 적자와 함게 누적 손실은 399억원에 달했다. 결손금이 400억원 이나 쌓였다. 마침 경영권 분쟁까지 발생하며 풍전등화의 위기로 몰렸다. 제작중이던 드라마 '추노'의 정상 방영마저 의문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초록뱀은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 중이다. 감자와 대규모 증자를 통해 관리종목 탈피에 성공했다. 지긋지긋한 부실의 굴레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3분기 이후에는 드라마 추노의 수익이 본격적으로 인식된다. 더 중요한 것은 초록뱀을 둘러싼 대외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회사 드라마 제작을 총 책임지는 김승욱 부사장은 초록뱀의 저력을 이렇게 표현한다. 그는 "초록뱀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제작사다. 드라마 자체로는 지금까지 적자를 보지 않았다. 그 저력을 이어갈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초록뱀이 적자를 기록하던 상황에서도 드라마제작으로는 손해를 보지 않았다. 초록뱀이 제작한 드라마들은 국내 방영에 그치지 않는다. 아시아권에 수출되면서 많은 시청자들을 확보했다. 이때문에 초록뱀은 드라마 방영이 끝난 후에도 수익이 입금되는 경우가 상당수다. 자연스럽게 해외에서의 인지도도 높아졌다.
김 부사장의 자신감은 국내 미디어환경의 변화에도 기인한다. 최근 종합편성채널 선정이 눈앞에 다가오며 드라마제작사들에게 우호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표 드라마 제작사인 만큼 종편 예비 사업자들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종편과 경쟁해야하는 지상파방송사, 케이블TV도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덩달아 대표 드라마 제작사들은 제작비 지원 등이 늘어나며 과거 열악한 제작환경으로 오명을 쓰는 일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일부 변화가 느껴진다는 것이 김 부사장의 평가다.
그는 드라마 제작사의 수가 줄었고 상장사도 드문 만큼 환경 변화의 수혜가 대형사들에게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명 작가진과 감독들을 이미 확보한 초록뱀은 이미 경쟁력이 충분하다.
그러나 이 같은 경쟁력이 외부에서 보기에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드라마 제작사의 특성 탓이다. 작가들에게 장기선급금을 지불해야하는 탓이다. 이것이 부채로 잡히다 보니 재무제표상에 부정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문제에 대해 김사장은 "주주들이 보기에는 부정적일 수 있지만 오히려 사업 파트너인 방송사들에게는 인정받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며 양면성을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초록뱀이 큰 사고를 칠 것으로 예고했다. 올인 주몽에서 기록한 50% 이상의 시청률이 목표다. 아울러 프로덕션 제작시스템과 해외 진출에도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같은 목표가 현실화 되면 저렴한 비용에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해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며 "앞으로 드라마의 성과에 못미쳤던 경영 성과를 끌어 올리는데도 주력하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했다.
한편 지난 12일 거래가 재개된 초록뱀미디어는 상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13일에는 보합권인 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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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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