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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이야기] 컨테이너 1만개를 한꺼번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삼성중공업, 한진해운에 1만TEU급 컨테이너선 인도
워낙 큰 배라 접안할 수 있는 항구도 제한
컨테이너선 건조 시장 회복은 해운시장의 미래 성장을 암시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화물트럭과 화물여객기, 화물선 판매가 늘면 경기가 회복될 것임을 의미한다.

특히 화물선 중에서도 ‘컨테이너선(Container Ship)’은 해상 무역의 핵심으로 불리는데, 화물을 능률적이고 경제적으로 수송하기 위해 사용하는 상자형 용기인 ‘컨테이너’를 싣고 바다를 운항하는 화물선을 말한다. 즉, 각 나라에서 생산하는 의류나 공산품을 컨테이너에 실으면 이 컨테이너를 배가 운반해 다른 나라에 보내는 것이다.


많은 수의 컨테이너를 실으면서도 신속한 운송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배의 속도도 빠른게 특징이다.

지난 1957년 미국 시 랜드가 휴스톤과 뉴욕 사이의 연안 항로에 소형 탱커를 35피트 컨테이너 226개를 적재할 수 있는 컨테이너 전용선으로 개조한 세계 최초의 컨테이너선인 게이트 위에 시티(Gate Way City)를 투입하면서 시작된 컨테이너 운송은 1966년 4월 역시 시 랜드가 대서양 항로(뉴욕-유럽)에 컨테이너 전용선인 페어랜드를 투입하면서 국제 해운항로에 컨테이너 수송 시대를 열였다.


국제항로의 확대 및 해상 물동량의 증가, 이를 선점하기 위한 선사들의 경쟁으로 컨테이너선의 크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대형화 됐다. 1960년대 700~15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에 불과했던 컨테이너선은 1970년대 1800~2500TEU, 1980년대 2400~4400TEU,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 8600~9000TEU까지 커졌다.


특히 지난 2006년 8월 11일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 라인은 세계 최초로 1만1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취항시키고 컨테이너선의 1만TEU 시대를 열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3월 세계 최대 규모인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MSC 대니트(MSC DANIT)’를 명명하고 선주사인 MSC사에 인도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삼성중공업이 한진해운으로부터 수주한 국내 선사 최초의 1만TEU급 컨테이너선 ‘한진 코리아’ 명명식을 가졌으며, 지난 5일 한진코리아는 중국 칭다오에서 화물을 싣고 첫 항해에 나섰다. 한진코리아는 이 배는 상하이·닝보와 홍콩·싱가포르를 거쳐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뒤 북유럽까지 항해하고 오는 9월 3일 칭다오로 다시 돌아온다



◆부산항 하루 처리량의 절반 수준= 1만개의 컨테이너(40피트 컨테이너는 5000개)를 싣는 이러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크기 또한 압도적이다. 한진코리아는 길이 334m, 폭 45.6m, 높이 27.2m, 홀수 13m로 축구장 3개 반의 크기에 길이는 63빌딩보다 길다. 이렇게 큰 배의 최대 속도는 25.1노트에 달한다. 당연히 1만1000~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의 경우 길이는 더욱 길고 크다.


따라서 취항할 수 있는 항구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선석 길이는 국내 항만의 5만t급 1선석의 길이가 350m이므로 1만TEU급 선박을 1선석만으로 수용하기는 불가능 하다. 실제 접안시에는 선박 길이 외에 로프 연결 공간 등으로 20~30m 가량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


수심에서도 1만~1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모두 만재홀수 15m 수준으로 맞춰 건조되고 있기 때문에 항만 수심도 16m 이상 깊어야 한다.


선박의 폭은 1만TEU급의 경우 컨테이너를 데크에 최대 18열, 1만2000TEU급은 20열 이상까지 적재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하역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22열급 이상 컨테이너 크레인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이들 선박은 국제 규모의 항구에 주로 취항한다고 하는데, 부산항과 광양항 등 국내 항만은 1만TEU 이상 컨테이너선이 들어올 수 있도록 인프라 정비를 마쳤다고 한다.


◆1만5000TEU급이 일단 한계=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출현하는 이유는 한 번 운항으로 다량의 컨테이너를 실을 경우 컨테이너당 운송 비용이 그만큼 낮아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9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아시아-유럽 노선에 투입할 경우 6800TEU급에 비해 약 12% , 1만2500TEU급일 경우 여기에 추가로 9%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물동량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장거리인 태평양 항로와 아시아-유럽간 항로를 잇는 동-서 횡단항로에 주로 투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컨테이너선은 무한대로 커질까? 일단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건조 기술은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그 이상 선박이 커지면 선박 자체 보다 인프라 문제 때문에 오히려 운송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우선 항로 여건이 걸림돌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동서 기간 항로에 투입될 것으로 가정할 경우 수에즈 운하와 말라카 해협, 파나마 운하의 통항 한계를 넘을 수 없다. 수에즈 운하의 경우 1만2000TEU에서 1만3000TEU까지, 말라카 해협은 1만5000TEU까지, 그리고 파나마 운하는 확장되더라도 1만2000TEU급 컨테이너선밖에 운항할 수 없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운항에 따른 경제적인 여건을 논외로 한다면, 향후 나올 수 있는 최대 컨테이너 선형은 1만5000TEU가 한계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선사의 경우 동서 기간 항로 사이의 화물 불균형 문제도 남아 있어 자칫 극초대형 선박을 투입할 경우 소석률이 낮아져 운임 하락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화주 입장에서도 선사가 기항 가능한 항만을 중심으로 서비스 체제를 개편하는 경우 스케줄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선박의 크기가 무한정 커질 수는 없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등장으로 운항원가가 낮아지면, 화주는 운임 하락에 대한 혜택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 같은 요구를 어떻게 맞출지 여부도 향후 선박 대형화에 따른 주요 관심사의 하나다.
<자료: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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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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