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달러, 준비통화 입지 '흔들'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각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면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대신 각국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액 다각화 차원에서 호주달러와 캐나다달러의 보유 비중을 증가시키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58.1%에서 57.3%로 감소했다. 보고서는 달러가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중앙은행들이 달러의 비중을 갈수록 축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달러의 대체 통화로 인식돼 왔던 유로, 파운드, 엔을 매입하는 대신 신흥국들의 통화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호주달러와 캐나다달러를 비롯한 신흥국들의 비중은 7.5%에서 8.5%로 늘어났다.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과거에 달러의 지위가 흔들릴 때면 유로화가 그 자리를 메워줬지만 현재는 유로화 역시 믿을 수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의 엠마 로슨 외환 전략가는 “달러를 대체할 만한 통화가 사실상 부재하기 때문에 준비자산에서 달러의 비중 축소는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는 달러의 광신도들에 의해서 유발됐다”면서 “그러나 최근 달러 신봉자들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래전부터 달러보다 금을 선호해왔던 각국 중앙은행들이 이젠 다른 어떤 안전자산을 위해서도 달러를 팔 것이라는 것.


지난해 중국과 러시아는 달러 기축통화를 대체할 새로운 국제 통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물론 그들은 각각 위안화와 루블화가 달러를 대체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전혀 실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의 도미니크 칸 총재는 “위안화 변동환율제가 시행된다는 전제 하에서 위완화를 IMF의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통화에 포함시키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DR이란 달러와 금을 잇는 제 3의 국제준비통화다. 현재 SDR 바스킷 통화는 달러화, 엔화, 유로화, 파운드화 등 4개의 통화로 구성되고 있으며 5년마다 재검토를 거치는데 올해 이 재검토 작업이 시행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기축통화 논의에 국제연합(UN)도 동참했다. UN은 지난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달러 가치가 5%나 떨어졌다며 안정성 측면에서 달러는 기축통화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반응은 더욱 냉담하다. 포춘은 외환 트레이더들이 달러를 더이상 '자산 피난처'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조해수 기자 chs900@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