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과 매수규모 같아..유럽위기 재부각에 5월공포 재현 우려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지난 5월 공격적인 매도세를 펼치며 국내증시를 휘청거리게 만들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6월 들어 매도를 멈추고 순매수세로 돌아서나 싶었지만, 사실상 매수 규모는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유럽위기가 재부각되기 시작한 만큼 지난 5월과 같이 공격적인 매도세가 재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감도 조심스레 등장하고 있다.
지난 5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단 두차례 순매수세를 보인 데 비해 6월 이후에는 지난 24일까지 7차례 순매수세를 보였고, 순매수 규모도 늘어나면서 외국인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줄어든데 따른 현상일 뿐 실질적으로는 외국인의 매수세 역시 5월에 비해 소폭 감소한 모습이어서 주목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1일부터 24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평균 1조553억원 규모를 사들이고 9802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지난 5월 3~31일의 경우 외국인의 하루 평균 매수 규모는 1조2267억원, 매도규모는 1조5565억원에 달했는데 매도세가 3분의 1가량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는 외국인이 '사자'쪽으로 기운 것 처럼 보인 것. 하지만 실제로 매수 규모만 놓고 보면 5월에 비해 6월에 오히려 하루에 2000억원 가량 덜 산 셈이다.
매수 규모는 변화가 없고 매도 규모가 줄어든 이유는 유럽위기 완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국적별 투자자를 보면 유럽 및 조세회피지역에서의 자금 이탈이 많았는데, 특히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높은 매매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영국계 자금 이탈이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과 함께 높은 매매비중을 보인 미국은 소폭 순매수세를 보이며 관망 태도를 보인 반면, 유럽 위기가 부각되면서 영국 및 유럽계 자금이 유동성 회수에 나섰던 것.
하지만 6월에 접어들면서 유럽위기가 다소 완화됐고, 이에 따라 영국계 자금 이탈 역시 주춤하면서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이 수시로 순매수세를 보이는 등 긍정적인 수급 흐름이 나타났던 것이다.
문제는 매도규모가 줄었지만 이렇다할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그리스 CDS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유럽위기에 대한 우려감이 재차 확산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유럽계 자금이 다시 이탈할 경우 지난 5월과 같이 공격적인 매도공세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 22일 이후 나흘 연속 장중 매도 우위를 기록하는 모습이다. 23일과 24일 이틀간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각각 9000억원, 8000억원대로 1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5월 외국인의 매수세가 1조원 미만이었던 적이 한달간 단 세차례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최근 매수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전반적인 거래량 감소와 동반해 나타난 현상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적극적인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는 이상 지수의 상승 흐름을 담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위기가 재차 부각되면서 영국계 자금 등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미국 자금 등이 유입되면서 반사이익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5월 매도가 일시적인 현상이었을 뿐 이 현상이 반복된다고 예상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성이 떨어진 것은 사실인 만큼 외국인의 스탠스 변화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2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7.50포인트(-0.43%) 내린 1732.37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327억원, 1140억원의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은 1050억원을 순매도중이다. 연기금은 1220억원 규모를 매수하며 나흘째 1000억원 이상을 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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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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