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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껏 만든 교구는 제2의 교육활동"

[꿈꾸는 CEO 원더풀라이프] 조성욱 풍진교구 대표

책상ㆍ의자 모서리 곡면처리 "심성도 부드럽게"
실용디자인ㆍ특허 80개…조달청 우수기업 선정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교구(敎具). 책상 같은 교육현장에서 쓰이는 가구를 말한다. 하지만 조성욱 하나로퍼니처 풍진교구(이하 풍진교구) 대표(사진)의 정의는 조금 다르다.

29일 기자와 만난 조 대표는 "교구란 뭐냐"는 질문에 "교육행위"라고 했다. 1939년생. 적잖은 나이에도 그가 교구업체를 이끌고있는 이유는 바로 '교구는 제2의 교육행위'란 경영철학 때문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1965년, 조 대표는 유치원 잡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주로 숫자나 글자 등을 가르치는 방법을 연재했다. 그는 "20대 때부터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며 "현재 활성화된 학습지 사업의 효시가 바로 나"라며 환하게 웃는다.

사업은 신통치 않았다고 한다. 소득수준이 높지 않던 시기라 돈 내고 학습지를 구매하는 가정이 많지 않았던 탓이다. "매월 몇 만부씩 반품이 들어오곤 했습니다. 그래도 사업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을 만큼 교육에 관심이 컸습니다."


1985년, 조 대표는 교구업체 풍진교구를 설립했다. "자기 자식이 사용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교구를 만들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습니다. 저도 직원도 일종의 사명의식을 갖고 일해야 한다는 게 제 신조입니다."


풍진교구의 교구에는 그의 생각이 철저히 반영된다. 책상, 의자 등의 모서리를 둥글게 곡면 처리한다. 날카롭거나 뾰족한 모서리는 학생의 심성과 성격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재는 되도록 목재를 사용한다. 철로 만든 것보다는 나무로 만든 것이 학생들에게 더 좋다는 이유에서다. 조 대표는 "목재책상과철재책상을 사용하는 학생을 비교해 보니, 목재가 학생 성격 형성에 긍정적이라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며 "교구가 제2의 교육이라는 사명감이 없었다면 자재선택에 그토록 공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1999년 어느 날, 대전에 있던 공장에서 큰 화재가 났다. 불길은 창고를 덮쳤고 공장은 모두 연소됐다. 조 대표는 '이렇게 끝나는가'하며 좌절했다.


이튿날 조 대표는 공장을 나서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직원과 그들의 가족까지 현장에 나와 공장을 수습하고 있었던 것. 그는 "자신의 일처럼 발 벗고 나서는 직원들의 모습에 힘이 났다"며 "덕분에 비교적 빠른 시간에 재기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2010년. 풍진교구는 전국 200개 학교에 교구를 공급하고 있다. 한 해 매출 40억원 수준의 업체지만 매년 기술개발비로만 최대 2억~3억원을 투자한다. 덕분에 보유 중인 실용디자인과 특허만 80개가 넘는다. 지난해는 조달청 우수조달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 대표는 "교육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마음으로 지난 26년간 교구사업에 매진해 왔다"며 "앞으로도 이익보다 학생과 교육을 먼저 생각하는 회사 철학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업체 대표이자 교육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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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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