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자수첩]송명근과 심장학회는 누구를 위해 싸우는가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송명근 교수와 대한심장학회가 정면 충돌했다. 송 교수는 자신의 의사 생명을 건 듯하다. 심장학회는 오랜 '눈에 가시'와 이참에 결판을 내겠다는 모양새다.


논란의 중심은 '심장수술의 권위자'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심장수술법(카바수술)이다. 송 교수를 옹호하는 쪽과 예전 수술법이 낫다는 기존 세력 간 학술논쟁이다. 의학발전을 위해 절대 필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흘러가는 판도가 이미 핵심에서 많이 멀어졌음은, 양 측이 또 다른 이유로 다투기 시작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다.

송 교수와 심장학회가 하루가 멀게 배포하는 폭로성 보도자료를 보면, 과연 '보도될 만한' 사안인가 싶을 정도로 전문적인 학술내용이 많다. 때론 유치하기 짝이 없는 주장도 섞여 있다. 심지어 송 교수가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이메일을 썼다는 폭로도 있는데, 송 교수는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 그 타인한테 물어보면 될 간단한 문제를 최고의 심장 권위자와 대표 학회가 '학술논쟁'이랍시고 하고 있다.


언론이 이 논쟁에 주목하는 것은 의료계 헤게모니 싸움의 결론이 궁금해서가 아니다. 지금도 많은 환자들이 논란 속 수술에 자신의 목숨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카바수술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논문조작이니 의료법 위반이니 하는 문제가 거론될 수 있겠으나, 이는 주변 논쟁거리다. 송 교수가 비윤리적이라는 것과 카바수술이 안전한가는 완전히 '별개'는 아니라 해도, 다소 거리가 있다.

제3자인척 빠져 있는 정부와 건국대병원도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전문단체가 수술 중단을 권고했지만 복지부는 묵묵부답이다. 이 쯤 되면 권고를 거절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건국대병원의 행보는 더 가관이다. 병원은 소속 교수의 수술법이 적절한지 판단할 도의적 책임을 진다. 적극적이며 객관적인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함에도, 송 교수를 방어해주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건국대병원은 매우 유명한 외과교수 1명의 승리가 덜 유명한 내과교수 2명 혹은 이름 모를 환자의 안전보다 중요하다고 보는 것 같다.


환자는 특정 의사 혹은 계파의 득세에 따라 수술법이 결정되는 병원을 원치 않는다. 당신들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싸우고 있는가.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3개월 연속 100% 수익 초과 달성!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