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금융권 지형마저 확바꿔
[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애플 아이폰이 지난 7일 국내 도입 100일을 맞았다. 지난해 11월 28일 국내 첫 선을 보인 아이폰은 진입하자마자 이동통신업계에 충격파를 몰고 왔다. 소비자들은 생소한 스마트폰이나 앱스토어라는 용어에 익숙해졌고 정부는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총력전을 펼쳤다.
이통사 중심의 폐쇄적인 산업구조는 개방과 공유의 패러다임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수동적이던 소비자들의 통신소비 행태도 능동형으로 바뀌었다. 해외 이통시장이 2년간 겪었던 변화를 단 100일 동안 압축적으로 겪었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pos="C";$title="애플 아이폰 ";$txt="애플 아이폰 ";$size="448,511,0";$no="2010030808285755975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 국내 이동통시장에 충격=아이폰은 100일 만에 40만대가 판매되며 국내 단말사상 유례없는 판매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안드로이드 등 경쟁모델의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현 추세라면 당초 목표치로 내세웠던 50만대는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을 텃밭삼아 과점해온 삼성, LG도 당황하며 허둥지둥 대응작을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은 틈새시장", "도입초기 반짝유행에 그칠 것"이라며 초기 아이폰을 평가절하해온 국내 제조사들은, 이제 CEO들까지 나서 "국내 시장 1위인 우리를 반성하게 했다(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애플사 같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남용 LG전자 부회장)"라며 스스로 과오를 되새길 정도다.
많아야 70만대로 예상돼 온 국내 스마트폰 시장규모는 아이폰 진입뒤 순식간에 400만대로 껑충 뛰었다. 연간 2000만대인 국내 휴대폰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국민 5명중 1명은 스마트폰을 쓰게 된다는 얘기다.
아이폰 도입은 특히 국내 이통사들이 무선인터넷 망을 개방하는 단초가 됐다. 이통사들이 수익감소를 우려해 제외하던 와이파이 기능을 이제는 일반휴대폰에까지 탑재하고 무선랜 핫스팟을 대폭 확충하기로 한 게 그 방증이다.
소비자에게 요금공포를 안기던 데이터 사용량이 아이폰 도입뒤(KT기준) 가입자당 월 평균 150MB로 11배나 늘어날 정도로 소비패턴도 바뀌었다. KT가 아이폰에 5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집행하자 경쟁사들도 맞대응에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평균 단말 구입가가 도미노처럼 내려간 것도 변화의 한 단면이다.
물론 애플의 독특한 AS방침이나 폐쇄적 앱스토어 운영정책, 그리고 이통사에 대한 고압적 태도는 여전히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연세대 황상민 교수는 아이폰 열풍에 대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유선인터넷에서 앞선 사용자들이 그동안 통신사와 제조사의 이해관계 때문에 무선인터넷 이용에 제한을 받아왔고 이에 대한 열망과 분노가 때마침 진입한 아이폰을 통해 폭발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 제 2의 IT혁명의 도화선=아이폰 출시는 비단 통신업계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전방위적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침대 위에서까지 인터넷을 즐기고 기업들은 모바일오피스를 개설하는 등 과거 인터넷혁명을 넘어서는 '제 2의 IT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단순 이동형 음성전화에 불과하던 휴대폰은, 이제 모바일장터인 '앱스토어'를 통해 원하는 소프트웨어(SW)만 설치하면 게임기에서 내비게이션, 전자사전으로도 순식간에 변신하는 똑똑한 IT기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같은 아이폰형 IT생태계는 침체일로 빠진 국내 SW업계에도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창의적 혁신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개인 개발자들이 앱스토어에서 대박을 일으키며 하루아침에 백만장자에 오른 사례도 한 둘이 아니다.
이같은 성공신화를 쫒아 이미 국내에도 수 천명의 IT개발자들이 앱스토어에 미래를 걸고 있다. 유료 앱스토어 100위권 내에 5개 이상은 꾸준히 국내 개발자들이 차지할 정도다.
아이폰 판매가 앱스토어 이용확대, 그리고 개발자 참여와 혁신적 콘텐츠 증대, 소비자와 기업의 혁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산업적 파급효과도 적지 않다. 아이폰은 금융과 제조, 유통, 교육, 광고, 미디어 등 기업들의 새로운 서비스 채널로 각인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양산하고 있다. 실제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SK증권 등이 내놓은 모바일금융서비스는 해당 산업의 경쟁 지형도까지 뒤바꿀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기존 PC뱅킹이 조만간 모바일뱅킹으로 대체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아이폰발 모바일 혁명이 향후 3년간 2조 6000억원의 시장을 창출하고 5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사회적 파급효과도 크다. 경기도의 아이폰용 공공정보 차단사건은 폐쇄적 공공정보를 개방하는 논의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아이폰으로 트위터 등 모바일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가 날개를 달면서,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모바일 정치의 파괴력을 시험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아이폰발 모바일 혁명은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종목 수익률 100% 따라하기
조성훈 기자 search@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