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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리콜' 국내소비자는 '부글부글'

[아시아경제 박수익 기자] 美선 자발적 리콜, 한국선 일단 무상수리로 무마


현대자동차가 미국시장에서 신차종인 신형쏘나타와 투싼iX를 발빠르게 리콜하면서 국내소비자들과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같은 차종에서 유사 결함이 지적됐지만 음성적인 무상수리로 무마해왔기 때문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 2일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한 투싼ix 오른쪽 조수석에 약 108kg(240파운드) 이상 무게가 나가는 승객이 앉을 경우, 에어백 작동여부를 제어하는 승객감지시스템(PODS) 모듈이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어 해당 차량 500여대를 리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10일부터 30일까지 생산된 '투싼ix'에 대해 이 같은 결함이 있다고 판단, PODS모듈을 무료로 업그레이드해 줄 계획이다. 이는 도요타자동차가 결함을 인지하고도 수개월 동안 사실상 방치하다가 대대적 리콜에 나선 것과는 분명 대비되는 행보라는 평가다.

하지만 국내에서 현대차의 소비자정책은 북미시장과 다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대차는 투싼ix의 국내 판매 모델의 에어백시스템은 달라 리콜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국내에서도 이 차종의 결함은 속속 발견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수동변속기 모델에서 클러치를 밟은 후 원위치로 돌아오지 않거나 늦게 돌아오는 결함이 발견됐지만, 공식적인 리콜을 하지 않고 지난달 해당 부품을 교환해주는 무상수리에 들어갔다.


현대차가 지난달 앞문 잠금장치 결함으로 국내외시장에서 4만7000여대를 리콜하기로 한 신형쏘나타도 같은 경우다. 현대차는 당시 "국내에서는 자체점검이나 서비스센터 등을 통해 결함이 접수되지 않았지만, 미국과 같은 부품을 썼기 때문에 신속히 리콜을 실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동차결함신고센터 등에 따르면, 현대차가 신형쏘나타 리콜을 결정하기 전부터 국내 동호회 등을 중심으로 유사한 결함이 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된 바 있다. 작년 9월부터 판매된 신형쏘나타의 경우 지금까지 국내에서 변속기와 동력전달장치 문제로 두 차례에 걸쳐 무상수리를 진행하기도 했다.


결국 도요타 사태로 자동차 안전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미국에서는 작은 결함이라도 신속히 리콜 조치를 취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무상수리로 무마하다가 문제가 불거지면 생색내기용 리콜에 나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국토해양부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3년간 국내에서 당해연도에 생산을 시작한 신차종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한 경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리콜을 결정하는 최종 판단이 제작사(완성차업체)들의 자체적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 대표는 "관련법에 따라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경우 등에 한해 리콜을 해야하지만, '안전'의 판단 유무는 철저히 제작사의 판단"이라며 "이때문에 국내에서는 신차는 일단 무상수리로 넘어가고 몇 년 뒤 본격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리콜에 들어가는 관행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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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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