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의 운영을 맡고 있는 필자는 자본시장이 자유화 되고 글로벌시장이 하나의 지구촌이 되었다는 사실을 어느 누구보다 실감하곤 한다. 이웃나라의 영향이 바로 우리 시장에 직결되어 미치기 때문이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이 전해졌던 '08년 9월15일 당시에도 이른 새벽부터 관계직원들과 글로벌 시장 동향 등을 파악하고 적절한 시장관리 방법을 모색했던 기억이 지금도 잊을 수가 없으며 이제는 이러한 일들이 우리에게 일상화 된 일이기도 하다.
금융위기로 고통 받던 시기에 필자는 어느 단체의 초청을 받아 증권시장동향에 대하여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이렇게 실물경제가 어려운데 우리 증권시장에 누가 투자를 하겠냐?" 하는 질문에 "흔히들 증권시장의 역사는 미국 다우지수의 역사와 통한다고 한다. 1896년 6월26일 첫 발표이후 110여년간 미국경제의 나침반 역할을 해온 다우지수는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대 공항, 세계석유파동 등으로 숫한 부침이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다우지수는 항상 우 상향으로 성장 발전해왔다." 라는 다우지수 이야기로 대답을 대신한 바 있다.
사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지난해는 우리 자본시장에 있어서 매우 의미 있는 한해였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의 발 빠른 위기 대응 등으로 세계최고 수준의 경제회복은 물론 증권시장의 각종지표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모두가 두려워 할 때 기회를 찾아야한다" 는 워렌 버핏의 이야기는 우리 경제와 증권시장에서 새삼 그 의미를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다. 비록 금융위기가 아직 완전히 극복되지 않은 불안정한 상태였지만 우리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더욱 피나는 노력을 하였고, 2월에는 자본시장법의 시행으로 선진 자본시장으로의 발전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9월에는 한국 자본시장의 FTSE (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선진지수 편입으로 '96년 OECD 회원가입에 견줄만한 성과를 이루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시장의 신뢰도 제고라는 의미 외에도 실질적인 편익효과가 크다. 막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세계 각국의 연기금 등 장기투자 성향의 글로벌 자금은 변동성이 높은 신흥국 보다는 선진국 증시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 증권시장에서는 2009년 하반기부터 이러한 '선진시장 프리미엄' 을 누릴 수 있었다.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 6.3조원에서 FTSE 선진지수 편입 시점인 하반기에는 약 15.6조원으로 급증하였고, 증시의 일중 변동성이 상반기 대비 38% 감소하였으며, 선진지수 편입종목의 주가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FTSE와 함께 세계 양대 지수인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지수에 편입하는 또 하나의 과제가 남아 있다.
MSCI의 금년도 선진지수 편입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엇갈리지만, MSCI의 제도개선 요구사항이 FTSE에서 제기했던 사항과 거의 동일하고 양대 지수를 추종하여 투자하는 대다수 글로벌 기관투자가에게는 한국시장에 대한 서로 다른 분류는 포트폴리오 구성하는 데 애로가 되고 , FTSE와 편입시차가 통상 1 ~ 2년이었다는 것 등을 고려해 편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단지 외부 환경에 의지하는 것보다는 금년 6월에 발표하게 될 MSCI의 선진지수 분류 결과발표에 대비하여 글로벌 투자자 대상 해외홍보 노력도 지속 되어져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선진시장 편입과 더불어 이에 걸 맞는 시장운영과 이용자 중심의 편익 제공으로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선택받는 자본시장을 만들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실물부문 후원자(Patron)로서 자본시장의 역할수행은 물론 장기적 안목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시장의 역할 제고에 한층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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