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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미디어 그룹 구조조정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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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혁명]②폐간에서 헐값 매각까지 뼈깎는 구조조정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경기 불황의 한파가 미국 언론계에도 불어 닥쳤다. 세계 유수의 언론 재벌과 지방 유력지들이 휴간 하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잡지나 비주류 언론들은 매출 하락으로 인한 줄도산을 피하지 못했다.


언론계가 이처럼 사상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제 위기 탓도 있겠지만 변화하고 있는 언론 비즈니스 환경에 그 근본 원인이 있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뉴스 공급원이 종이 신문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 현재 종이 신문은 인터넷 뉴스 서비스, 무가지, 휴대폰 뉴스 서비스 등으로 인해 광고수입이 급감하고 있다. 뉴스 판매 대상 역시 과거처럼 독자 개인이 아닌 인터넷 포탈이나 휴대폰 통신사 등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바뀌었다.


이처럼 변화된 언론 환경에 미국의 언론사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 언론계를 주름잡는 '큰손' AP통신과 뉴욕 타임스가 올해 결국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AP 통신은 지난 9월 독일어 뉴스서비스를 독일의 뉴스통신 DDT에 헐값으로 매각할 계획을 밝혔다. 1864년에 설립된 AP통신이 매출 부진으로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AP는 DDT와 콘텐츠 공유 협정을 맺는 방식으로 독일에 뉴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뉴욕타임스(NYT)도 노조에 희망 퇴직을 요청하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NYT는 8% 인력 감축을 계획하고 있는데 노조와의 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지난 해 5% 감축한 봉금을 원상복귀 할 계획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 뉴욕 취재본부를 올해 말 폐쇄한다. 마커스 브로츨리 편집인은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역량을 주력 부문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폐쇄 배경을 설명했다.


WP는 워싱턴 매트로폴리탄 지역에서만 신문을 판매하지만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정치 기사와 지방 뉴스를 취재하기 위해 각 지역에 취재본부를 설립한 바 있다. 이번 WP의 지역 본부폐쇄에는 온라인 정치 신문 폴리티코닷컴의 부상이 한 몫을 했는데 이는 현 언론 시장의 상황을 잘 설명해준다.


보스턴글로브와 볼티모어 선 등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미 전역의 취재본부를 폐쇄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취재본부와 전 세계 취재본부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발행부수가 100만 가까이 되는 비즈니스위크는 경영난에 허덕이다 올해 블룸버그에 매각됐다. 올해 발행 100주년을 맞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지난 4월 종이신문을 폐간하고 온라인 신문으로 전환했다.


캘리포니아 주의 유력지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지는 모기업 프리덤 커뮤니케이션의 파산으로 폐간됐다. 프리덤 커뮤니케이션은 레지스터 외에도 31개 일간지와 77개 주간지를 발간하는 언론 재벌이다. 프리덤 커뮤니케이션은 나머지 신문들 가운데 경영이 어려운 매체는 계속 폐간하거나 정리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력 지역신문인 로키마운틴뉴스와 시애틀포스트 역시 올해 초 폐간했다. 영국의 옵저버는 폐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문지와 비주류 언론의 상황은 이보다 심각하다. 최근 미국의 대표적 PC 게임 잡지 컴퓨터 게임 월드는 휴간했고 PC 게임스, 게임 인포머, 일렉트로닉 게임 매거진 등은 폐간 됐다. 이 외에도 유명 PC 게임 잡지들이 방행 분량을 축소하거나 온라인 매체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 최대의 게이 레즈비언 언론인 워싱턴 블레이드를 비롯한 사우스 플로리다 블레이드, 411 매거진, 휴스턴 보이스, 데이비드 매거진 등 유력 동성애자 관련 언론들도 폐간됐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올해 1만명 이상의 신문산업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올해 1분기 신문광고가 30% 줄어들면서 상위 25개 신문사 가운데 23개가 최대 20%까지 매출이 하락했다. 18개월 안에 80%의 신문이 문을 닫을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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