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숙혜 기자]주식 투자의 세계에서 대가를 꼽으라면 십중팔구 워런 버핏을 떠올린다. 투자 하나로 세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부자의 반열에 오른 전무후무한 인물이니 '최고'나 '대가'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손색이 없다.
골프의 세계에서 황제로 불리는 인물은 단연 타이거 우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최고라는 찬사를 받는 두 인물이 상당한 공통분모를 가졌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그들을 정상에 오르게 한 공통분모가 지극히 평범하다는 사실은 세상의 모든 평범한 사람들을 숙연하게 한다.
연습이 최고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 갈고 닦으면 실력이 향상되게 마련. 다만 우즈를 최고의 경지에 올린 연습은 기계적인 반복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즈는 스윙을 할 때마다 마음속으로 목표를 가지고 날려 보낸다. 하루에 500타를 연습한다면 500가지의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셈이다.
그러면 10개의 종목을 매입한 투자자는 과연 10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을까. 10개가 아니라 100개의 종목에 베팅해도 투자자들이 가진 생각은 한 가지다.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한 가지 기대로 100가지의 투자 결정을 내린다. 각 종목에 대해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목표 수익률과 투자 기간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다. 이처럼 단순히 투자를 위한 투자는 우즈 식의 연습이 아니라 기계적인 반복일 뿐이다.
쉬운 코스에서는, 즉 강세장에서는 모든 퍼팅(베팅)이 훌륭해 보인다. 주가를 올리는 힘이 무엇인지는 관심 밖이다. 탁월한 감각을 가진 투자의 귀재라는 착각에 빠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강세장을 넘어 버블로 접어들수록, 그리고 상승 기간이 길어질수록 역풍도 거세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 대표적인 사례가 1990년대 후반의 닷컴 버블이다. 시장이 흥분한 틈을 타 한 몫 챙긴 투자자가 적지 않았지만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거품이 꺼지면서 막대한 손실을 본 이들도 상당수였다.
주식이 예금이나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는 자산이지만 그만큼 리스크가 높은 상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보지 못한 채 '사자'에만 열중한다. 그러다 난코스(하락장 또는 패닉장)를 만나면 쉬운 코스에서 얻은 잘못된 정보 때문에 더 깊은 상처를 입고 만다.
우즈는 마인드 컨트롤의 강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우즈는 경기 첫 날인 목요일부터 선두를 차지하겠다는 욕심을 세우지 않는다. 경기 마지막까지 초지일관하는 선수가 마지막 날인 일요일 상패를 거머쥘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물론 투자자들처럼 공을 쳐야 하는 매 순간 리스크를 저울질하고 결과(수익률)를 예측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전략을 택한다.
투자도 마찬가지. 단기 승패에 연연하거나 다른 투자자들의 수익률에 눈 돌리지 않고 한결같은 목표와 전략으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최고의 스승에게서 배우는 것이 가장 확실한 성공 지름길이다. 끝에 가서 성공하는 비결은 결코 운이 아니다. 분명한 원칙과 목표, 초심을 잃지 않는 근성은 그렇지 못한 이들이 갖기 힘든 기회를 제공하는데 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에 억세게 운 좋은 사람으로 비쳐질 뿐이다. 버핏과 우즈의 성공 유전자를 찾아 이식한다면 정상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선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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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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