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용석 기자] ‘한나라당 2:민주당 3’
10.28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여야 대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 모두 새벽부터 밤까지 선거 현장을 누볐지만, 전혀 다른 의미의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숫자상으론 불과 1석 차이에 불과하나, 그 속내를 뜯어보면 확연한 차이가 난다.
물론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가진 재보선에선 여당이 필패한다는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한나라당이 선전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결코 ‘자랑스런’ 성적은 아니다.
그동안 ‘승계직 대표’란 꼬리표를 달고 있던 정몽준 대표로선 이번 재보선이 사실상 그의 정치력과 지도력을 시험하는 ‘첫 관문’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선거의 여인’ 박근혜 전 대표의 도움 없이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한 까닭에 5개 선거구 중 초반부터 승기를 잡았던 강원 강릉과 경남 양산을 제외한 수도권에서 1석만 얻는다면 향후 안정적인 당 운영을 담보하는 동시에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아울러 이 같은 목표가 현실화될 경우 그동안 여당 내 차기 대권주자로서 ‘독주’해 온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반사 효과’도 노렸음직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텃밭’ 외의 모든 지역을 야당에 내준 한나라당은 앞으로 지도부에 대한 ‘패전(敗戰)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한 차례 ‘후폭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경우 당내 일각에서 일찍이 제기돼왔던 ‘조기 전당대회론(論)’이 다시금 확산될 여지가 있다.
물론 “세종시와 4대강 문제 등 정국을 흔들 현안이 산적해 있고, 대통령선거의 전초전 격인 지방선거가 내년 6월로 다가온 가운데 지도체제를 바꾸는 건 득이 되지 않는다”는 ‘현실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주변 생각이 어떻든 정몽준 대표 본인에겐 이번 선거 결과가 향후 정치 행보에 있어 적잖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반면 수도권과 충북 등 세 곳에서 승리를 일궈낸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명실상부한 '제1야당 지도자'로서의 당내 입지를 확실히 다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엔 대여(對與) 투쟁 전략에 있어 ‘선명성’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비주류 의원들의 공세에 휘둘려온 측면이 있지만,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정세균 대표 체제에 대한 비관론 자체를 상당 부분 떨쳐버리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당내 일각에선 “정세균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 직후까지 임기 2년을 모두 채우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늘 리더십이 문제였던 야당에도 '롱런 지도체제'가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앞으로 민주당은 효성그룹 비자금 문제 등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과 함께 정운찬 국무총리의 해임건의안 제출 및 4대강 사업과 내년도 예산안 연계 등 다양한 대여 전술을 꺼내들 전망.
이와 함께 ‘정세균 체제’가 안정화되면서 ‘친노(親盧)그룹’에 대한 통합작업에도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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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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