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센티스-아바스틴 최초 비교연구 결과, 효능차이 없어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가격이 50배나 차이나는 두 가지 황반변성 치료제를 비교해보니, 두 약물의 효과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턴의대 연구진이 시행한 임상시험 결과다. 연구진은 습성 연령성 황반변성(AMD) 환자에게 아바스틴과 루센티스 등 두 가지 약물을 투여하고 그 결과를 관찰했다. 연구결과는 미국안과학회지(AJO)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황반병성은 시력을 담당하는 황반부 세포들이 변성을 일으켜 시력이 떨어지는 질병으로 노인층 실명의 최다 원인이다.
이번 연구는 두 약물의 치료효과를 비교한 첫번째 임상시험이다. 주 연구자인 만주 수브라마니안 교수는 "20명의 환자들이 임상시험을 끝마쳤고, 그 결과 두 약물 간 효과의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환자수가 다소 적은 만큼, 최종 결론을 내기 위해선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을 치료하는 표준요법은 '루센티스'다. 하지만 대장암에 쓰는 항암제 '아바스틴'도 작용기전이 비슷해 실제 임상에서는 두 약물 모두가 사용된다.
문제는 황반변성 치료제로 공식 인정받은 약은 루센티스 뿐이란 사실이다. 루센티스, 아바스틴 모두 미국의 제넨텍社가 개발한 약인데, 회사 측이 아바스틴에 대해선 황반변성 치료제로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거나 보건당국에 적응증 신청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값이 비싸더라도 '루센티스'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해왔다.
아울러 해당 제약사는 아바스틴을 '오프라벨(off-label)'로 황반변성에 쓰는 것을 안전하지 않거나 마치 비도덕적인 것처럼 홍보해왔다.
하지만 안과 의사들은 아바스틴도 분명 효과가 있는 만큼, 두 약간 비교 임상시험이 필요하단 의견을 계속 표시해왔다. 임상시험 진행을 제약사 측에 요구한 바도 있지만, 회사는 이를 거절해왔다. 아바스틴이 허가를 받게 되면, 고가인 루센티스의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탓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이 팔을 걷어 부쳤다. 이번 임상시험은 제약사가 관여하지 않은 순수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이다.
수브라마니안 교수에 따르면 아바스틴과 루센티스 사용에 대한 논쟁은 미국 정부가 진행 중인 CATT 연구가 끝나면 완전한 종지부가 찍힐 전망이다. 미국 44개 의료기관에서 시행중인 이 연구의 초기 결과는 2011년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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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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