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가치보다 M&A 이슈에 목 메는 투심, 이용 당하기 쉬워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주식시장 만큼 온갖 설(說)이 난무하는 곳은 없다. 수 많은 소문 가운데 진위 여부를 가리는 능력 또한 개인투자자들의 덕목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가 이수앱지스를 인수할 것이라는 설도 최근 개인 투자자들을 유혹하는 소문 가운데 하나다.
이수앱지스의 피인수설은 삼성전자가 신수종 사업 가운데 하나로 바이오 시밀러 개발을 서두르면서 이수앱지스와 연구 개발 협력이 강화됨에 따라 나온 소문이다.
더욱이 지난 6월 초 삼성전자가 이수앱지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 공모에 참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수앱지스의 주가는 날개를 달았다.
6월 초 1만3000원대에 불과하던 주가는 한달새 4만원 가까이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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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인 만큼 협력 소식만으로도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 가운데 일부는 단순 협력 차원 이상의 것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메신저를 통해 시장에 퍼진 이수앱지스 피인수 시나리오 중에는 삼성이 삼성의료원 등 계열사를 통해 이수앱지스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하거나 실권주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었다.
최근 이수앱지스의 상황이 곁들여지면서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모습이다.
또 삼성전자의 이례적인 행보도 투자자들이 이수앱지스 인수를 기대케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지난 6월 지식경제부가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 공모를 진행하면서 바이오 시밀러 분야에 참여했던 컨소시엄 가운데 가장 먼저 참가 소식을 밝힌 곳이 삼성전자 컨소시엄이다.
당시 바이오 시밀러 업체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한 이후에도 지식경제부의 발표가 있기 전까지 공모 참가 사실을 공표하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였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가 나오기 전에 뭔가를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로 유명한 삼성전자가 컨소시엄 구성 자체를 시장에 알린 것은 이례적이라 느꼈다"며 "당시 한화석화 컨소시엄이나 셀트리온 컨소시엄보다 시장에 먼저 알려졌다"고 말했다.
또한 이수앱지스 급등 이후에 주식시장의 큰손이 주가 급등에 관여했다는 소문조차 퍼졌다.
단순 삼성전자와 협력 소식만으로 주가가 3배 가까이 급등할 수 있느냐 하는 의구심 속에 수급을 만들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소문이다.
당시 눈에 띄는 테마가 없었던 만큼 이수앱지스가 초반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 시밀러 테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이후 이수앱지스는 단기간에 너무 가파르게 오른 탓인지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9일 3만9600원을 기록한 이후 전날 1만8350원에 거래를 마감하기 까지 3개월 만에 주가는 반토막났다.
누가 어떤 의도를 갖고 삼성전자와 이수앱지스의 인수설을 시장에 흘리는지 알 수 없으나 이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은 이수앱지스의 기술력을 비롯한 미래 성장력 보다는 단기 M&A 테마로만 접근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라는 글로벌 기업이 바이오 시밀러 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여기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과 함께 이전까지도 M&A를 통해 신시장에 진출한 적 없는 삼성이 이수앱지스를 굳이 인수하지 않은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관계자는 "바이오 시밀러 시장이 앞으로 무한히 커질 것이라고는 하지만 바이오 시밀러는 경쟁이 너무 심한 시장"이라며 "아무리 막강한 마케팅과 전세계 판로를 확보한 삼성이라 해도 수많은 기업들이 난립한다면 바이오 시밀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이 초기에는 셀트리온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너지 효과에 대해 분석했던 것 같다"며 "기술력과 규모 등 여러 측면에서 이수앱지스를 높게 평가한 것은 분명한 만큼 M&A 이슈보다는 기업 본질의 가치로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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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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