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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선 ‘조두순’ 영원히 격리

[중앙일보 전진배] 프랑스에서도 2007년 여름 프랑스판 ‘조두순 사건’이 터진 적이 있다. 어린이 성범죄로 총 27년을 복역했다 석방된 프란시스 에브라르(61)가 ‘프랑스의 조두순’이었다. 그는 풀려난 지 한 달 만에 프랑스 북부 도시 루베에서 다섯 살 난 남자 어린이를 납치해 성폭행했다. 그 어린이는 큰 충격을 받고 실어증 증세까지 보여 입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에브라르는 출소 후 한 달 동안 30여 건의 유사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출소를 앞두고 교도소에서 비아그라 처방을 받으려고 시도하는 등 재범을 준비한 사실도 확인됐다. 그는 경찰에서도 재범 준비 사실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등 뻔뻔한 태도를 보여 프랑스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던졌다. 프랑스 언론들은 ‘에브라르 페도필리(소아성애) 사건’이라고 불렀다.


그러자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그는 “재범 가능성이 있는 어린이 성범죄자는 출소 후에도 영원히 햇빛을 볼 수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그래서 즉시 마련된 게 ‘중대 범죄 치료 유치법’이다.

핵심은 ‘재범 우려가 있는 재소자를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한다’는 것이다. 이 법에 따르면 어린이 성범죄를 특정 중대 범죄로 분류하고 해당 범죄자가 출소할 때는 1차로 정신과 의사, 2차로 판사 3 명의 재범 가능성 판단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이라도 재범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면 출소한 사람을 특수 치료 시설에 옮겨 사회와 격리시키도록 했다.


재심은 1년 단위로 하는데, 심사위원들은 얼마든지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했다. 조금이라도 재범 우려가 있다면 죽을 때까지 사회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심지어는 법률 제정 이전의 범죄까지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권을 중시하는 서구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강력한 법안이었지만, 위헌 판정이 난 소급 적용을 제외하고는 모두 받아들여졌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전진배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allon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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