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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바클레이스, 위험자산 매각 '꼼수'

영국 2위 은행 바클레이스가 120억 달러 규모의 위험자산을 매각 방안을 발표했다. 소위 '문제 자산'을 처리해 자산건전성을 높이겠다는 포석.


하지만 그 방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제3자 매각이 아닌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 위험자산을 이전하겠다는 것으로 금융위기 전 대형 투자은행(IB)이 부실을 숨기기 위한 목적으로 세웠던 구조화투자회사(SIV)와 성격이 흡사하다는 얘기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바클레이스가 위험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프로티엄 파이낸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한다고 보도했다. 바클레이스는 향후 10년간 프로티엄에 126억 달러의 돈을 빌려주고 123억 달러에 달하는 위험자산을 매입토록 할 계획이다.


바클레이스의 기본자기자본비율(Tier-1)은 8.8% 수준이지만 보유중인 위험자산으로 인해 하향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언 고든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바클레이스는 프로티엄을 이용해 장기적으로 부실자산을 처리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업계와 정치권은 바클레이스의 행보에 대해 의심 어린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프로티엄 설립은 금융당국의 자본건전성 규제와 부실자산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일단 피하고 보자는 의도에서 나왔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바클레이스가 오히려 시장의 신뢰만 잃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사이먼 모건 MF글로벌증권 애널리스트는 "바클레이스가 부실자산 문제를 요리조리 빠져나가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존 맥폴 영국 하원 재무위원회 의장 또한 "은행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속임수를 쓰는 것이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프로티엄의 설립으로 바클레이스를 퇴직한 수십 명의 직원들만 배를 불릴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스는 과거 계열사인 바클레이스 캐피털에 근무했던 45명의 직원들을 프로티엄의 자문위원으로 불러들였다. 이들은 사무실 비용을 포함해 매년 400만 달러의 자문 수임료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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