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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F "韓 국가경쟁력 19위.. 6단계↓"

'노동시장 효율성' 작년 41위서 84위로 '급락'

세계경제포럼(WEF)의 ‘2009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지난해보다 6단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134개 조사대상국 중 13위를 차지했던 우리나라는 올해 133개 나라 가운데 19위로 밀려났다.


평가 항목을 3대 주요 부문별로 살펴보면 ‘기업혁신 및 성숙도’가 지난해 10위에서 올해 16위로 6단계 하락했으며, ‘기본요인(16→23위)’과 ‘효율성 증진(15→20위)’도 모두 작년보다 순위가 떨어졌다.


특히 12개 세부부문 중에선 ‘노동시장 효율성(41→84위)’의 순위 하락 폭이 가장 컸으며, ‘금융시장 성숙도(37→58위)’ ‘제도적 요인(28→53위) 등과 함께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의 주요 약점 요인으로 지적됐다.

구체적으로 ‘노사협력(131위)’ ‘해고비용(109위)’ ‘은행 건전성(90위)’ ‘은행대출 용이성(80위)’ ‘정책에 대한 인지도(100위)’ 등의 설문조사 항목에서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세부부문 가운데 ‘기술수용 적극성(13→15위)’ ‘시장규모(13→12위)’ ‘기업혁신(9→11위)’ 등의 순위는 소폭 하락했으나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강한 부문으로 조사됐다.



이대희 재정부 경쟁력전략팀장은 “올해 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의 순위가 하락한 것은 평가에 쓰이는 통계자료와 설문조사 항목 가운데 설문조사 항목의 순위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이는 조사기간인 올 2~5월 당시의 경제.사회적 상황 악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EF의 국가경쟁력 평가 자료는 전체 110개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설문조사 관련 항목이 약 3분의2 수준인 78개를 차지해 설문조사 항목의 순위 하락이 전체 순위 하락으로 직결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이 팀장은 “이번 평가에 대한 자체 분석 결과 통계자료 항목은 평균 1.5단계 순위가 하락한 반면, 설문조사 항목은 평균 16.5단계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지난해에 비해 43단계나 순위가 떨어진 ‘노동시장 효율성’과 관련해선 “경기침체와 더불어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시기가 임박해옴에 따라 기업들의 노사 관계 부담이 늘어나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5월의 경우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의 파업 사태가 시작되면서 노동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됐고,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이번 조사에서도 ‘노사 간 협력’에 대한 설문 항목의 순위가 지난해 95위에서 131위로 급락하며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또 ‘고용 및 해고관행’도 45위에서 108위로 떨어졌다.


‘금융시장 성숙도’와 관련해선 경제위기 이후 시장 경색으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게 평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는데, ‘은행대출 용이성(26→80위)’ ‘벤처자본 이용가능성(16→64위)’ ‘주식시장을 통한 자본조달 용이성(11→38위)’ ‘은행 건전성(73→90위)’ 등의 설문조사 항목이 그 순위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또 ‘제도적 요인’의 경우는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정부 규제에 대한 ‘주관적 부담’이 커지면서, 특히 정치가나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게 순위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구체적으로 ‘정부 규제 부담(24→98위)’ ‘정책변화에 대한 이해 정도(44→100위)’ ‘정부지출의 시장기능 보완 적절성(33→70위)’ ‘정치인에 대한 신뢰(25→67위)’ ‘사법부 독립성(45→58위)’ 등이 크게 떨어졌는데, 이 팀장은 “지난 5월의 노무현 전(前) 대통령 서거와 같은 정치.사회적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계자료 항목의 평가 순위는 대체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고용의 경직성(65→92위)’ ‘창업시 행정절차(75→85위)’ ‘창업 소요 시간(36→49위)’ 등 노동시장과 상품시장의 효율성과 관련한 부분이 작년보다 떨어졌다.


이와 관련, WEF는 “우리나라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선 노동시장과 금융시장, 제도적 요인 등 3대 약점 분야의 비효율성 제거가 중요하다”며 “노사관계 선진화와 함께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WEF는 “금융시스템 개혁은 한국이 지난 1997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다소 미흡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고, “정치인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행정 분야의 ‘레드 테이프(Red-tape, 까다로운 절차)’를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주요국 가운데에선 스위스가 전체 순위 2위에서 1위로 올라선 반면, 미국은 금융위기 여파로 2위로 밀려났다.


이어 싱가포르(작년 5→올해 3위), 스웨덴(4→4위), 덴마크(3→5), 핀란드(6→6), 독일(7→7), 일본(9→8), 캐나다(10→9), 네덜란드(8→10), 홍콩(11→11)과 대만(17→12)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고, 중국은 작년 30위에서 올해 29위를 차지했다.


한편 WEF의 국가경쟁력 평가는 지난 1979년 이후 매년 발표되고 있으며, 95년까진 국제경영대학원(IMD)과 함께 조사를 진행해왔으나, 이후부턴 WEF 독자적으로 조사 및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WEF의 설문조사 평가 항목 자체가 "너무 포괄적이고 주관적"이란 이유로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 IMD의 올해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는 우리나라의 순위는 작년보다 4단계 상승한 27위였다.


이번 우리나라에 대한 국가경쟁력 조사는 국내 협력기관인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의 도움을 얻어 지난 2월부터 5월에 걸쳐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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