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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FTA 무역 '밑진 장사'

수출 보다 수입규모 더 늘어… 3년만에 '2배'
미국ㆍEU 등 FTA땐 '스파게티볼'현상 발생 우려
주승용 의원, 국회예산정책처 현황자료 분석


칠레ㆍASEAN 등 4개 경제권과 FTA 체결로 수출보다는 수입규모가 더 크게 증가해 무역수지 적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주승용 의원에게 제출한 '우리나라의 FTA 체결현황과 문제점'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한 칠레, 싱가포르, EFTA, ASEAN 등 4개 경제권 가운데 싱가포르만 무역수지가 흑자로 나타났고, 칠레와 EFTA는 체결전보다 무역적자 발생규모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기획재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FTA 발효 후 경제적 성과로서 FTA 체결국에 대한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수입의 증가와 무역수지 적자에 대한 언급은 일체 없었다.

하지만 이번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결과 FTA 체결이후 무역적자가 증가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기획재정부가 FTA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무역적자를 감추고 수출증가만을 언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구체적인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칠레의 경우 FTA 체결 전인 2003년에는 수출이 5억 2000만불, 수입이 10억 6000만달러로 5억 4000만불의 무역적자가 발생했지만, 2008년에는 수출 30억 3000만불, 수입 41억 3000만불로 11억불의 무역적자가 발생해 5년만에 무역적자의 폭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FTA 역시 FTA를 체결하기 전인 2005년에는 수출이 10억 9000만불, 수입이 29억 1000만불로 7억 3000만불의 무역적자가 발생했는데, 2008년에는 수출이 25억 2000만불, 수입이 66억 6000만불로 16억 2000만불의 무역적자를 기록해 3년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의원은 "이같은 국회예산정책처의 FTA 체결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 "4개 경제권과의 FTA 체결로 인해 무역수지의 적자규모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수출이 증가한 부분만 강조하고 있는 것은 문제해결의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국회예산정책처는 이 같은 무역적자의 증가 외에 FTA 체결로 인한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미국, EU, 인도 등과 FTA를 체결했을 때 '스파게티볼' 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유럽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 효력이 아직은 발휘되지 않아 기업들이 아직 체감하지 못할 뿐 동시에 여러 교역상대와 협정이 발휘되면 서류보관 의무나 원산지 계산방식, 소싱 패턴에 변화를 줘야하는 일이 속속 생길 것을 예상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에서는 정보공개, 교육 및 홍보 등을 강화하고 이러한 '스파게티볼' 현상이 발생되지 않도록 치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이러한 국가별 무역수지 증감현상을 면밀히 분석해 향후 EU와 미국, 인도 등과의 FTA 체결과정에서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서둘러야 하며, 동시다발적인 FTA 추진으로 인한 '스파게티볼'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대국의 정보공개와 교육과 홍보 등의 강화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스파게티볼 현상=여라 나라와 동시에 FTA를 체결하면 각 나라마다 다른 원산지 규정, 통관절차, 표준 등을 확인하는 데 시간과 인력이 더 들어 거래비용 절감이라는 애초 기대효과가 반감되는 현상이다. 이는 대상국별 혹은 지역별로 다른 규정이 적용되어 서로 얽히고 설키는 부작용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현상이 마치 스파게티 접시 속 국수가닥과 닮았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광남일보 최현수 기자 chs2020@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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