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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배출용기 '천덕꾸러기'

區마다 규격은 하나…쓰레기 넘치거나 썩을때까지 방치
모양·색 가지각색…구 옮기면 '울며 겨자먹기' 또 구입


얼마 전 광주 북구에서 서구로 이사 온 김모(35)씨는 구청 직원으로부터 음식물 쓰레기 배출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거금(?) 6000원을 들여 배출 전용용기를 구입했다.

그러나 혼자 사는 김씨가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량에 비해 용기가 너무 커 일정량이 쌓일 때까지 집안에 두다보니 악취가 진동하고 날파리가 꼬이기 시작했다.


이에 김씨는 전용용기를 냉장고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일주일동안 차곡차곡 모아 겨우 절반 정도를 채워 집 앞에 내놓았지만 용기는 다음날 깜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김씨는 '울며겨자먹기'로 또 다시 용기를 구입했다.

광주지역 단독주택이나 원룸 거주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음식물 배출 전용 용기가 '천덕꾸러기'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31일 광주시 5개 구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쓰레기 매립이 금지된 이후 광주시내 단독주택이나 원룸 거주자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각 구가 지정한 전용용기를 통해 배출토록 했다.


각 구는 조례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 배출 전용용기의 색이나 모양, 규격을 정해 놓고 지정 슈퍼에서 개당 5000-7000원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단독주택용 음식물 쓰레기 배출 전용용기가 규격은 하나로 통일돼 있고 구마다 모양과 색은 달라 주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실제로 단독주택에서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량은 천차만별인데 반해 현재 광주시내에서 판매하는 단독주택용 전용용기는 6ℓ들이 하나뿐이다.


이 때문에 용기가 너무 커서 고민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용기가 작아 뚜껑이 닫히지 않을 정도로 많은 양의 음식물을 담은 전용용기를 배출하는 사례도 많아 여름철 악취와 거리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또 구별로 지정한 용기가 제각각이라는 것도 문제다.


남구를 제외한 4개 구는 모양과 색이 조금씩 다른 각각의 용기를 정하고 있어 다른 구로 이사할때마다 새로운 용기를 사야한다.


동구의 경우 이로 인한 불편을 줄이기 위해 전입자들을 상대로 전용용기를 무상 배포하고 있지만 서,광산,북구는 예산 부족으로 전입자에게 용기 구입을 권하고 있다.


이와함께 전용용기의 도난ㆍ분실 사고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 없이 애꿎은 주민들만 이중ㆍ삼중 부담을 껴안고 있다.


광주 북구 용봉동에 사는 배성욱(29)씨는 "올해 벌써 2개째 전용용기를 구입했다"며 "일반 쓰레기 봉투처럼 음식물 쓰레기도 비닐봉투로 내놓으면 돈도 시간도 절약될건데 내다놨다 가져왔다 세척에 분실 우려까지 여러모로 피곤하다"며 짜증섞인 목소리를 냈다.

광남일보 김보라 bora1007@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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