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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동 돔구장' 꿈은 완성되고 있는가

규모·수익창출 면에서 애물단지 전락 우려..서울시·야구계 입장조율 이뤄져야

동부이촌동에 사는 신효섭(37)씨는 비만 오면 식욕이 뚝 떨어진다. 프로야구가 유일한 삶의 낙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에게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굶는 것보다 더한 고통이다. 이런 그가 늘 마음 속에 품고 있었던 꿈 하나가 있었으니 바로 돔구장이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과 올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을 통해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세계적 수준이 확인됐다. 프로야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는 높아졌고 국제적 수준에 한참 뒤진 인프라가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올림픽과 WBC를 통해 돔구장 건설이 공론화의 장으로 끌어들여진 것.

대구, 안산 등에서도 돔구장 건립이 추진되고 있지만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바로 서울시가 추진 중인 고척동 돔구장이다. 서울시는 고척동 돔구장의 완공을 2011년 하반기로 잡고 이미 지난 4월 기공식을 치른 상태.


하지만 야구계 안팎에서는 현재 서울시의 구상대로라면 고척동 돔구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일각에서는 국내 최초라는 허울만 좋을뿐 실속은 없어 전시행정에 다를바 없다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고척동 돔구장과 관련해 지적되는 주된 문제는 야구장의 규모와 수익 창출 방안 등이다. 교통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고척동 돔구장은 지난 2007년 12월 해체된 '아마 야구의 산실' 동대문 야구장의 대체인만큼 아마 야구를 위해 사용한다는 것이 현재 서울시의 입장이다. 하지만 아마 야구용으로 막대한 운영비가 소요되는 돔구장의 유지가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돔구장은 그 구조상 막대한 유지비가 소모될 수 밖에 없다. 햇빛이 제대로 들지 않는만큼 잔디를 관리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으며 시합을 위한 최적의 온도, 습도 등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최첨단 설비가 동원돼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닌 아마 야구 전용 구장으로써 고척동 돔구장이 운영될 수 있느냐는 것.


한 야구계 관계자는 "아마야구에서 2만석 규모의 구장을 채우기 위해서는 사실상 국제 대회 밖에 없다"며 아마야구용이라면 돔구장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프로야구단이 고척동 돔구장을 사용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협소한 구장 규모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고척동 돔구장의 수용인원 2만석을 조금 더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략 2만3000~2만5000석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개보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잠실야구장 3만석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올해 WBC가 열렸던 도쿄돔의 규모는 5만5000석이다.


WBC와 같은 국제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돔구장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고척동 돔구장이 국제 대회를 유치하기에는 한없이 모자란다는 지적이 뒤따르는 이유다.


또 다른 야구계 관계자는 "프로야구단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한 시합에서 입장료 수입이 최소 1억원은 나와야 된다"며 "현재 국내 프로야구 경기의 관중석 점유율이 50~60%인 점을 감안했을때 최소한 3만석 이상의 구장이 지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규모대로 고척동 돔구장이 지어진다면 사실상 나중에 프로야구단이 사용하기에도 애매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아마야구용의 돔구장이라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세금이 낭비될 수 밖에 없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프로야구단의 참여가 필요한데 프로야구단의 입장에서는 교통과 구장 규모 탓에 흥행이 쉽지 않다는 것. 이왕 지을거면 제대로 짓고, 그렇지 않을 경우 돔구장 계획 자체를 백지화할 필요도 있는 셈.


고척동 돔구장은 당초 하프형 돔으로 지어질 계획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 4월 완전돔형으로 설계 계획이 바뀌면서 오히려 문제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로운 고척동 돔구장 건설과 관련한 안건이 아직 시의회에 상정되지도 않은 상태라며 향후 야구계의 여론도 수렴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입장은 아마 야구 전용이지만 프로야구단의 입장도 충분히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프로야구단측은 아직 아마 야구 전용으로의 고척동 돔구장이 기본 구상인만큼 입장을 밝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 하지만 구장의 추가 건설이 필요한 상황이고 향후 서울시와 고척동 돔구장에 대해서도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척동 돔구장이 프로야구단에 개방될 경우 가장 관계가 깊을 수 밖에 없는 팀은 서울을 연고로 한 팀들이라고 할 수 있다.


두산 베어스 관계자는 먼저 "서울시청과 대한야구협회, 한국야구위원회가 먼저 입장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현재 프로야구단에서 어떤 입장을 나타낼 수 있는 없다"며 "고척동 돔구장에 대해서는 신문기사 등을 통해 보도된 내용만 알고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운 구장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20년째 LG와 같은 홈구장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지만 잔디가 쉴 틈도 없고, 이벤트 등을 추진하는데 있어 불편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고척동 돔구장과 관련해 프로야구단의 입장을 나타낼 기회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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