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효과와 수입 급감에 따른 대규모 불황형 무역흑자도 수그러들 전망이다.
지식경제부는 올 하반기 무역흑자가 5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면서 11~12월께 수출입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5월 한달간 무역흑자(50억6000만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식경제부는 25일 무역협회와 함께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51층 대회의실에서 '하반기 수출입동향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수출이 상반기에 비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11~12월에는 지난해 금융위기로 수출입이 급감한 기저효과에 따라 수출입이 모두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전세계 교역량이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교역량은 15%정도 감소할 전망"이라며 "그러나 상반기에 200억달러 가까운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50억달러 내외의 흑자로 연간 250억달러 무역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세계 시장 수요 회복이 생각보다 상당히 느려 우려스럽다"며 "그래도 수출 실적을 고려하면 올해 사상 최초로 10위권 수출대국에 진입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환율이나 유가 원자재 움직임이 무역흑자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250억달러는 보수적으로 본 수치"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그러나 "환율이 1100원대로 하락할 경우를 상정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유가 역시 70~80달러선에서도 견딜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업종별단체들이 내놓은 추정치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반도체(14.5%), 무선통신(13.3%), 가전(6.7%) 등이 세계 수요 진작책 등에 힘입어 상반기 마이너스에서 플러스 증가세로 반전할 것으로 예상됐다.선박의 경우 2년치 수주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28.6%의 성장이 예상됐으며,특히 액정디바이스는 중국의 경기부양책, 미국 디지털방송 전환 등으로 하반기에 45.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석유화학, 석유제품, 철강제품, 일반기계, 자동차, 자동차 부품 등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한 것으로 점쳐졌다.
석유화학(-7.5%)은 중국의 경기부양책으로 감소폭이 크게 개선되겠지만 중국과 중동 등의 자체공급으로 수출증가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됐다. 철강(-25.3%)과 일반기계(-33.1%) 역시 세계 수요 급감과 설비투자 감소로 감소율이 다소 완만해지는데 만족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32.0%)와 자동차 부품(-28.3%)은 북미, 미국 등의 수요급감과 함께 뉴 GM 출범까지의 수출차질, 쌍용차 구조조정 등으로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추정됐다.
지경부는 하반기 수출기업의 환변동보험 한도확대 등 환위험관리를 강화하고, 수출기업의 금융애로를 적극 해소할 방침이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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