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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2' 프린트 요청 폭주에 외려 축소배포?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오는 24일 개봉을 앞둔 '트랜스포머: 패자의역습'(이하 '트랜스포머2')의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가 극장주들의 프린트 요청 폭주에도 오히려 독과점을 염려해 프린트 수를 줄이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22일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최근까지 '트랜스포머2' 상영을 위해 극장 측에서 프린트를 요청한 수량이 1000여개가 넘는다"며 "현재 국내 스크린 수가 대략 2200여개로 극장 측의 요청을 모두 수용할 경우 '트랜스포머2'의 스크린 점유율이 50%에 달하게 된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일어날 수 있어 프린트 수를 600개 미만으로 줄일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CJ엔터테인먼트 측은 필름 프린트 550벌, 디지털 파일 45개 등 총 595개의 프린트 및 파일을 배포할 예정이다.

최근 상영작 중 한국영화 '마더'와 할리우드 영화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은 각각 500여개 스크린으로 출발해 주말에는 700여개로 늘어나면서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다.

배급사가 배포한 프린트 수와 달리 실제 스크린 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1개의 필름 프린트로 2개 이상의 스크린에 상영할 수 있는 인터락 시스템 때문이다.

독과점 논란이 가장 크게 일었던 2007년에는 '스파이더맨3'이 당시 역대 최다인 815개 스크린에서 상영된 데 이어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가 다시 912개 스크린을 차지해 다시 한번 역대 최다 스크린수를 경신했다.

특정 영화의 독과점 논란은 거의 매해 여름마다 반복돼 왔다. 부가판권 시장의 붕괴로 인해 극장상영으로 대부분의 수입을 끌어내야 하는 배급사 측이나 평균 객석 점유율 30% 내외의 적자 구조인 극장 측으로서는 관객들이 많이 찾는 작품에 스크린을 할당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장 논리다.

독과점 논란이 일 때마다 관객들과 언론은 관객이 다양한 영화를 볼 권리를 박탈당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지만 극장주들도 비수기 적자를 만회할 수 있는 여름에 관객들이 외면하는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더군다나 특정 영화에 몰리는 관객 편중 현상으로 배급사들 또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대작이 상영하는 기간에는 경쟁을 기피함으로써 독과점 현상을 부추기는 모양새가 된다.

'트랜스포머2'는 개봉 이틀 전부터 90%에 육박하는 예매 점유율로 독과점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개봉 3주차에 접어드는 '거북이 달린다'의 예매 점유율이 크게 떨어진 데다 지난주 개봉한 '여고괴담5-동반자살'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이번 주말 별다른 화제작이 개봉하지 않아 '트랜스포머2'의 관객 점유율은 올해 개봉작 중 최고 수준이 될 확률이 높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독과점 논란을 염려해 극장 측에 인터락 상영 자제를 요청하고 있기는 하지만 극장 측이 특정 영화의 스크린 수를 늘리는 것을 규제할 방법은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문제는 독과점 논란이 매번 일어날 때마다 배급사, 극장주, 관객이 모두 만족할 만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 상황에서 '불공정 거래 행위'만을 지적해왔다는 것이다. 강한섭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배급사와 복합상영관의 기업 수직계열화로 인해 불공정 거래 행위가 일어났으나 그동안 적절한 제재가 없어 공정 거래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 배급 관계자는 "공정 거래 환경이 조성되기에는 영화산업의 수익구조가 기형적이라서 사실상 현재 상황에서 배급사와 극장주, 관객들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해당 기간에 개봉하는 작은 영화들과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만 피해를 입게 된다. '트랜스포머2'의 흥행 추이에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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