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을 비롯한 중국의 문어발식 인수합병(M&A) 행보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의 무한식탐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최근 움직임을 보면 마치 중국 혼자 전세계 기업을 다 빨아들이겠다는 형국이다.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사안은 미국 자동차회사인 포드의 스웨덴 자회사인 볼보 인수전. 볼보 인수전에 글로벌 자동차업체 3~4군데가 뛰어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에서는 베이징자동차와 지리(吉利)자동차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이 가운데 베이징자동차측은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초보적인 단계"라며 한발 물러섰다.
스웨덴의 고급 스포츠차량 업체인 쾨닉세그(Koenigsegg)가 제너럴모터스(GM) 자회사인 사브의 유력한 인수업체로 알려진 가운데 자동차산업 육성을 국가 전략사업으로 책정해 글로벌 브랜드 인수에 적극적인 중국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광(五鑛ㆍ민메탈)그룹의 호주 OZ미네랄 인수전도 볼만하다. 우광은 최종 인수가로 14억달러를 제시했고 OZ미네랄 주주들이 주총에서 승인을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우광측은 인수를 기정사실하고 있으며, 호주 정부도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
한편 우한(武漢)철강은 캐나다의 광산업체인 톰슨의 지분 19.99%를 2억4000만달러에 사들이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세계적인 큰손으로 화제를 모았던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도 매물 고르기에 본격 나섰다. CIC는 이탈리아 전력회사인 에넬(Enel) 지분 3~5% 인수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전력산업이 성숙기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투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CIC는 과거 공격적인 투자성향에서 벗어나 보수적인 성향으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석유화학(시노펙)은 스위스의 아닥스(Addax) 페트롤리엄과 80억달러 투자를 위해 초기 협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노펙은 지난해부터 아닥스 인수에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도 미국의 코스모스에너지에 40억달러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샤먼(厦門)대의 린보창(林伯强) 중국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국내 석유업체들로선 요즘이 해외인수의 적기"라며 "유가가 오름세지만 지난해 최고가에 비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불과하는 등 해외자산의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알루미늄공사(차이날코)의 리오틴토 인수 무산처럼 실패한 사례도 나오고 있고 '쓰촨텅중(四川騰中)의 GM 허머 인수는 무모한 딜'이라는 비판이 내부에서도 일고 있어 무분별한 M%A에 대한 신중론도 적지 않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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