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유기발광다이오드), LED(발광다이오드) TV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삼성과 LG의 모습이 사뭇 대조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적극적인 마케팅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시장진입 초기부터 발빠르게 움직이는 삼성이 '토끼'라면, 시장이 형성될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제 갈길을 가는 LG의 모습은 '거북이'를 연상시킨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LED TV를 구매한 고객 이름으로 불우이웃에게 성금을 전달하는 '사랑의 빛' 프로그램을 에너지관리공단과 함께 진행한다. 삼성은 이외에도 TV· 신문광고 등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해 가고 있다. 지난 3월 LED TV 출시 후 쓰인 마케팅비용만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업계 추산이다.
적극적인 마케팅 결과 삼성전자 LED TV는 지난 3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 11주 만에 판매량이 40만대(6월 첫째주, 유통망 공급 기준)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 침체와 TV업체간 치열한 경쟁으로 기존 평판TV의 가격이 크게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크게 선전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후발주자로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LG는 다르다. LED TV보다는 기존 LCD TV 판매에 주력하면서 다른 기업들이 LED TV 시장을 키우길 기다리는 눈치다. LG전자 관계자는 "경쟁사가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LED TV가 아직은 이르다는 판단"이라면서 "시장이 성숙된 후 진출해도 늦지 않으며, 그 때까지 가격· 품질에 있어 경쟁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판매량도 밝힐 수 없을 만큼, 미미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삼성이 '삼성LED'를 별도 법인으로 만드는 등 LED사업을 집중 육성하면서, LED시장을 빨리 성장시켜야 한다는 '조급증'에 무리수를 둔다는 지적도 있다.
OLED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삼성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라는 별도법인을 만들고 3인치 WVGA급 AM-OLED 패널을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 반면, LG는 "아직"이라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솔직히 OLED사업은 아직 보여줄 게 없다. OLED시장이 본격화될 때까지는 LCD패널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라면서 "LCD 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굳이 OLED에 투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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