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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금시장 '돈맥경화' 풀린다

[유동성Watch]④펀더멘털과 괴리 우려

유동성의 함정인가, 스마트머니의 출현인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교착 상태에 빠졌던 자금시장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신흥국의 국채 및 회사채 발행이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 하이일드본드가 1987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유럽에서는 투자등급 내 최하위인 BBB 등급 회사채에 투자자금이 몰리는 등 지구촌 곳곳에서 소위 ‘돈맥경화’가 풀리는 모습이다.

◆ 美 하이일드본드 22년래 최대 랠리 = 4월 미국 투기등급의 기업이 발행하는 하이일드본드의 가격을 추종하는 메릴린치의 US하이일드 마스터 Ⅱ 인덱스는 지난달 11% 급등, 지난 1987년 이후 최대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S&P500 지수의 상승률인 9.4%를 웃도는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 국채는 1.9% 하락했다. AMG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하이일드 채권펀드에 몰린 투자자금은 17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채권 가격이 상승하자 투기등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도 늘어났다.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1~4월 하이일드본드 발행은 21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4억 달러에 비해 20% 가까이 증가했다. 또 메릴린치 조사 결과 만기가 같은 국채에 비해 수익률이 1000bp 이상 높은 하이일드 본드의 비중은 지난 3월말 70%에서 57%로 떨어졌다.

◆ 신흥국 국채·회사채 발행 2년래 최대 = 지난달 이머징마켓의 국채 및 회사채 발행이 2년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4월 신흥국의 국채와 회사채 발행 규모는 255억 달러로 2007년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연초 이후 발행 규모는 55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2% 급증했다.

물량 증가에 따라 미국 국채 대비 스프레드는 상승세다. 이머징마켓의 회사채 스프레드는 7.82%포인트로 지난해 9월 초 4%포인트에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신흥국의 국채 스프레드 역시 같은 기간 3.4%포인트에서 5.26%로 뛰었다.

◆ 글로벌 주식 관련 증권 발행 급증 =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상장(IPO)과 전환사채(CB) 등 주식과 관련된 증권 발행 규모가 745억 달러를 기록, 전월 대비 91% 급증했다. 특히 상장 기업의 주식 추가 발행과 CB 발행이 지난해 여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IPO는 증가폭이 제한적이었다.

주식 인수 부문에서 발생한 수수료 수입은 18억4000만 달러로 전월 10억9000만 달러에서 8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전년 동기는 16억4000만 달러였다. 주식 인수 관련 수수료 수입이 증가한 것은 증권 발행이 증가한 데다 건당 수수료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 유럽 BBB 회사채도 자금 유입 = 투자등급 중 가장 하위인 BBB 등급 회사채에도 유동성이 늘어나고 있어 관련 기업의 회사채 만기 연장이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된다. ING의 조사 결과 지난달 유럽의 투자등급 회사채 중 BBB 등급의 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시장에서 BBB 등급 회사채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스프레드가 하락하는 한편 금융회사가 정부 보증 없이 발행하는 채권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정부 보증 없이 유럽 은행이 발행한 채권은 251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 보증을 받은 채권 발행액의 1.2배로 지난 2월 8배에서 크게 떨어졌다.

이밖에 신용파생 인덱스와 편입된 종목간의 스프레드를 나타내는 iTraxx 유럽지수는 4월말 0.04%포인트로 하락,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 "펀더멘털과 괴리" = 자금시장의 '돈맥경화'가 완화된 것은 주요 국가의 기준금리가 대부분 제로 수준까지 떨어진 데 따라 투자자금이 높은 수익률을 찾아 이동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미국에만 대기중인 증시 주변 자금이 11조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자금 동향은 펀더멘털을 반영한 것으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부 경기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만 기업 파산이 급증하고 있고, 경기가 회복 단계로 접어들지 않았기 때문.

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지난달 40여기 기업이 디폴트를 선언했다. 2002년 3월 47개에 이어 S&P가 1981년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월간 기준 두 번째 규모다.

KDP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하이일드 리서치 책임자인 킹맨 페니맨은 "최근 시장은 펀더멘털을 잠시 제쳐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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