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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주총 '우드스톡 축제' 이어질까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올해 주주총회는 예년과 크게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쏠쏠한 수익률로 주주들의 신망을 얻었던 버핏이 올해 시장 평균보다 높은 평가손실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우드스톡 축제'라고 불리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주총회는 매년 3만여 명의 투자자와 주주들이 모인 가운데 버라이어티쇼를 방불케 할만큼 현란한 행사로 치러진다.

2일 열리는 이번 주주총회에도 3만5000여 명의 투자자들이 오마하의 현인을 만나기 위해 몰려들 전망이다. 하지만 주주들의 심기는 축제를 즐길만큼 여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속에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 역시 상당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버크셔 헤서웨이의 A주는 지난 1년 동안 30% 이상 급락했다.

특히 버크셔 헤서웨이가 파생상품 투자로 시장 평균보다 커다란 손실을 냈다는 사실은 가치투자의 대가라는 수식어를 무색하게 한다. 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떨어뜨린 이유 중 하나도 파생상품 투자 손실이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버크셔 헤서웨이는 5월1일(현지시간)으로 예정됐던 실적 발표를 돌연 연기했다. 지난 2월 워렌 버핏은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2008년 어리석은 투자를 단행했다"며 자신의 실책을 고백한 바 있다.

지난해 말 현재 버크셔가 보유한 파생상품 계약은 총 673억 달러 규모였다. 특히 미국과 영국의 주가지수의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 계약의 비중이 크다. 만기가 각각 2019년과 2028년인 풋옵션은 실제로 대규모 손실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 자금을 모두 잃으려면 지수가 제로 수준까지 떨어져야 하며, 이는 현실적인 시나리오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버핏이 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주주들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인 조슈아 쉐인커는 “버크셔 헤서웨이가 투자자들에게 파생상품 투자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버핏은 주주들의 송곳 같은 질문 세례를 받게 될 것"이라며 "여전히 버핏을 지지하는 주주들도 있겠지만 일부 투자 실책을 지적하는 주주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주총회는 2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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