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미국 경제의 자생력이 둔화되고 있음을 우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나는 실업률과 기업 및 개인지출의 감소, 신용경색 심화 등으로 인해 자생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다.
8일(현지시각) 공개된 지난 3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FRB는 이미 약해진 생산성으로 인한 경제의 다운사이드 리스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신용경색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었고, 금융시장은 매우 약하고 불안정했으며, 시장의 압박요인은 점차 강해졌다는 판단에서다.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고용 및 생산 위축으로 인한 소비자 지출의 감소였다.
이같은 상황판단은 FRB가 만장일치로 1조1500억달러가 넘는 유동성 확보안에 대한 동의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전례없는 규모의 자금을 경제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인식이 이뤄졌다.
미국 중앙은행은 시장 안정을 위해 기업어음과 자산담보부증권(ABS), 모기지채권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막상 시장에서는 금융 안정이나 경제회복에 대한 부정적인 시그널로 여기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내용도 FOMC 의사록에 포함돼있다.
다만 지난 2월 주택착공건수가 예상외로 크게 오르면서 새로운 추세의 시작이라고 인식된 데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없었다.
지난 2월7일 열린 회의에서 미국 재무부의 금융안정정책에 중앙은행이 개입해야 할지 여부를 논의한 점도 확인됐다.
FRB는 지난달 시작한 TALF(기간자산 담보대출 프로그램)를 1조달러 규모로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처음인만큼 수요에 대한 조심스러운 자세를 유지하면서 규모를 절충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TALF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낡고 부실한 자산을 포함한 TALF 프로그램의 확대에 대한 우려감도 적지 않았다. 금융안정을 위한 대책이 오히려 중앙은행의 리스크 요인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FRB는 3월 한달간 TALF 자금으로 47억달러를 제공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주택가격의 급락세와 모기지 연체율, 유질처분 등은 은행으로 하여금 대출을 줄이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했고, 이것이 지난 2007년 12월부터 시작된 경기침체를 이끌었다고 FOMC 의사록은 밝히고 있다.
경기침체를 나타내는 시그널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실업률은 3월 8.5%로 높아져 198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66만3000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해고당했으며 GDP 성장률 역시 지난 1분기 연평균 5.5% 감소했던 만큼 전반적인 경제에 대해 다시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몇가지 정책은 경기회복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해석도 있었다.
공장주문지수는 3월 36.3까지 오르면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기존주택구매 역시 낮은 가격이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하면서 5.1% 증가했고, 소비자들은 낮은 에너지비용과 모기지 금리로 인해 혜택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이들의 시그널에 대해서는 경기회복을 이끌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3월 FOMC 회의에서 결정된 것은 MBS 7500억달러 규모의 추가적인 매입과 올해 총 1조250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주택대출한도를 1000억달러에서 2000억달러로 늘리는 방안 등이다.
이와 함께 3000억달러 규모의 6개월 이상 장기채 매입도 결정됐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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