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의 현 정권이 의회 불신임으로 퇴진하면서 동유럽 국가들 사이에 정부 붕괴 도미노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동유럽 정부에 경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탄탄하지 못한 연립 정권들이 잇따라 붕괴하고 있는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체코는 아이슬란드와 라트비아에 이어 동유럽에서 정부가 교체된 3번째 국가로 기록됐다. 헝가리도 총리가 중도 사퇴 의사를 밝혀 내각 교체가 임박한 상태다. 이런 도미노 현상이 다른 국가들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2006년 3개 정당 연정으로 출범한 체코 정부는 4차례 불신임안 표결을 거치면서 가까스로 정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번 5번째 표결을 넘기지 못하고 결국 좌초하고 말았다. 주르차니 피렌츠 총리도 자진 사퇴를 표명해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라트비아에서도 지난 2월 4개 정당 연정에서 2개 정당이 탈퇴하면서 정부가 교체된 바 있다. 사회민주당, 독립당으로 구성된 아이슬란드 연립 내각은 3개월 간 지속된 시위대의 퇴진 압박을 견디지 못해 지난 1월 붕괴했다.
경제위기로 정부 지지가 바닥을 맴돌면서 야당이 득세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 역시 경제위기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은 제시하지 못해 동유럽의 정치혼란은 심각해질 전망이다. 동유럽의 정치적 안정을 위해 경제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일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동유럽 국가들은 유럽연합(EU)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에도 손을 벌리고 있다. 하지만 EU에서는 구제금융안이 이미 부결된 상태다. IMF가 지원 요건으로 대규모 재정적자 축소를 요구하고 있어 이 또한 어려울 전망이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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